[길섶에서] 점심 산책/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점심 산책/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1-06-22 20:18
수정 2021-06-23 01: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사원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나섰는데 발걸음이 자연스레 삼청동 쪽으로 향한다. 얼마 전 국립민속박물관이 새로운 전시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이라는 주제였다. 올해는 ‘부산 문화의 해’라고 한다.

눈길이 ‘피란민과 밀냉면’ 코너의 녹슨 냉면기계에 멈춘다. 밀면이 처음에는 밀냉면이라는 이름이었다고 한다. 밀냉면이 이 음식의 진화과정을 더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냉면기계의 끝부분 면발이 줄줄이 나오는 둥근 틀이 ‘분창’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밀면을 처음 만들어 팔았다는 ‘내호냉면’도 소개돼 있다. 이 집 밀면을 먹은 기억이 없으니 나는 부산 여행을 헛한 것이다.

우리 세대에게 부산은 신발의 고장이다. 고무신의 역사도 볼 수 있어 반가웠다. 범표 삼화고무, 말표 태화고무, 기차표 동양고무, 왕자표 국제상사가 기억나는 세대라면 필자처럼 우선 접종 대상이 돼 코로나19 백신을 벌써 맞았겠다. 동명목재의 흔적도 있었다.

‘부산 아지매’가 밀고 다니며 “재첩국 사이소”를 외쳤을 손수레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010’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니 최근까지 쓰던 것인가 보다. 회사로 돌아오니 딱 한 시간이 걸렸다. 주마간산이면 어떤가. 이런 게 문화생활이 아닌가.

sol@seoul.co.kr

2021-06-23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