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해군 석방 후폭풍…사과 여부·가혹행위 논란

美-이란, 해군 석방 후폭풍…사과 여부·가혹행위 논란

입력 2016-01-14 08:58
수정 2016-01-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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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이 사과” 발표하자 미국 “사과 안 했다” 반박

미국 해군 선박 2척이 걸프 해역에서 이란에 나포됐다 하루 만에 풀려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사과 여부와 이란 측의 가혹행위 등을 둘러싸고 적잖은 후폭풍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가 전날 나포했던 미국 해군 선박과 병사 10명을 석방한 후 이란 국영방송은 나포 당시와 억류 중 미군 병사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들을 공개했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영상 속에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해군 병사 1명이 “실수였다. 우리 잘못이고, 실수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병사는 “오해에서 생긴 일이고 이란 영해에 들어갈 의도는 없었다”며 “여기 있는 동안 이란의 행동은 최고였다. 환대와 협조에 매우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영상은 미국이 이란 ‘영해 침범’에 대해 사과했는지를 놓고 양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던 가운데 나온 것이었다.

당초 이란 혁명수비대는 병사들을 석방하며 “미국 해군이 고의로 이란 영해를 침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미국의 사과를 받고 걸프 해역의 공해로 석방했다. 미국은 앞으로 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날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미국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며 “배가 고장났을 때 ‘고장나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느냐”고 말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란에 사과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케리 장관은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협조해준 이란 당국에 감사를 표했다”고 반박했다.

병사의 사과 영상에 대해 미국 중부사령부는 “영상은 진본인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병사들은 현재 복귀 절차를 밟고 있고, 이 사고에 대해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12일 미 해군 선박을 나포할 당시의 장면을 담은 영상도 논란을 불러왔다.

영상 속에는 몇몇 미군 병사들이 두손을 머리 뒤로 한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정부는 앞서 나포됐던 병사들은 이란 측으로부터 대우를 잘 받았다고 밝혔는데, 일부 가혹행위도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지적했다.

상대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포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금지하는 제네바협약을 이란이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지금까지는 병사들에게 억류 중 가혹행위가 가해진 정황이 없다”며 “영상을 보고 병사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았는 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걸프 해역의 이란 영토 파르시섬 근처에서 미국 해군 선박 2척과 병사 10명을 나포했으며, 이후 케리 장관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 수차례 통화한 끝에 병사들이 석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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