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착각?…FT “환율조작국은 中·日 아닌 韓·대만” 주장

트럼프의 착각?…FT “환율조작국은 中·日 아닌 韓·대만” 주장

입력 2017-02-13 16:41
업데이트 2017-02-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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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환율조작을 하는 국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목한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이나 대만, 싱가포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주장했다.

FT는 이같이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의 환율조작 소국들을 추격한다면 이는 역내무역과 세계무역에 극단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들 국가의 시장점유율이 지배적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에 타격이 갈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무부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브래드 세스터 대외관계위원회 선임위원은 “지속적으로 통화가치가 상승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적극적이었던 국가는 한국과 대만뿐”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대만 모두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이를 국제수지 데이터나 시장에서의 움직임을 토대로 추론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의 개입 흔적은 명백하다고 FT는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8%에 육박한다. 반면에 중국과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3% 수준에 못 미친다.

대만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무려 15%, 싱가포르는 19%다. 이는 이들이 대외수요에 의존적이고 다른 국가에 GDP의 5분의 1 내지 6분의 1에 상응하는 적자를 유발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이런 경상수지 흑자는 통화가치 절하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가 있다는 게 FT의 주장이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보고서를 보면 대만 달러와 싱가포르 달러의 가치가 특히 실제보다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과 대만, 싱가포르의 경상수지 흑자 합계는 2015년 기준 2천390억 달러로 일본(1천350억 달러)보다 많고, 중국(3천300억달러)에 육박한다.

트레이더들은 서울과 대만 당국이 이미 트럼프 행정부와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가치는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했고, 당국의 개입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FT는 한국과 대만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 미국의 대외정책을 경제에 종속시킬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지대라며, 답이 명확해질 때까지 동아시아의 외환 당국은 식은땀을 흘리며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정상회담을 열흘 앞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제약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면서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은 2011년 이후 외환시장에 개입한 적이 없고, 중국은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위안화 가치 절하보다는 방어에 갖은 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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