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뺑소니 쳤다고? 그는 멀쩡했는데” 법정에 선 기네스 팰트로

“내가 뺑소니 쳤다고? 그는 멀쩡했는데” 법정에 선 기네스 팰트로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3-22 06:35
업데이트 2023-03-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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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팰트로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의 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마치고 퇴정하기 전에 주위를 돌아보고 있다. 파크시티 공동취재단 로이터 연합뉴스
기네스 팰트로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의 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마치고 퇴정하기 전에 주위를 돌아보고 있다.
파크시티 공동취재단 로이터 연합뉴스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50)가 지난 2016년 2월 미국 유타주의 디어 밸리 스키장에서 충돌 사고를 일으키고도 뺑소니를 쳤다는 혐의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법정에 섰다. 팰트로는 자신에게 30만 달러(약 3억 9000만원) 배상을 요구한 원고에게 1달러의 상징적 배상액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해 병합, 진행됐다.

유타주 파크 시티 법원에서 모두 진술을 마치고 퇴정하기 전 팰트로의 얼굴은 무척 지쳐 보였다. 앞으로 여드레에 걸쳐 심리가 계속되며 사고 현장 근처에 있었던 팰트로의 자녀들도 법정에서 진술하게 된다.

은퇴한 검안의사인 테리 샌더슨(76)은 팰트로가 “통제 불능” 상태로 자신에게 부딪쳐 왔으며 “팰트로가 사고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는 바람에 뇌 손상과 갈비뼈 4개가 부러지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재판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했던 발언을 되풀이했다. 그는 2019년 1월 팰트로의 스키 강사와 스키장 측에 310만 달러(4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가 재판부가 기각하자 배상액을 줄여 소송을 이어갔다.

팰트로 역시 “뒤에서 덮친 것은 내가 아닌 샌더스였다”며 “그는 스키장에서 넘어진 뒤 곧바로 일어섰으며 내게 ‘다친 데 없다’고 안심까지 시켰다”고 종전 진술을 되풀이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의료 기록에 따르면 샌더슨은 경미한 뇌진탕 진단을 받았으며, 이미 그는 15가지 다른 만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내가 쓰러뜨리거나 골절 등을 유발하지 않았다. 샌더슨은 내 유명세를 노리고 소송을 제기한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재판 쟁점은 어느 쪽이 사고 순간 오르막 구간에 있었느냐 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해당 스키장 안전 규정은 “앞쪽이나 내리막에 있는 이들은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여러분은 그들을 피해야 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팰트로의 변호인 스티브 오언스는 의뢰인이 슬로프를 막 내려오고 있었다며 샌더슨이 그녀의 뒤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샌더슨이 시각과 청각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충돌의 결과 빚어진 일이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언스는 또 의뢰인이 처음에는 일종의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닌가 의심했으며 사고 충격으로 일생 동안 스키를 타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샌더슨의 변호인들은 팰트로가 자녀들이 슬로프를 잘 내려오는지 지켜보면서 수직으로 내려오다 사고를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렌스 불러 변호사는 팰트로가 의뢰인과 충돌했을 때 “산 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뢰인의 뇌 손상이 영구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시즌마다 스키를 탔던 팰트로가 규정을 몰랐을 리 없다며 “그녀는 슬로프를 잘 알고 있었으며, 위와 옆을 쳐다보고 아래 쪽을 전혀 살피지 않았다. 잔인했다. 그녀는 그런 식으로 쭉 내려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아래에 있던 누군가와 충돌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샌더슨의 2019년 소장에는 그가 내리막 구간에 있었으며 뒤에서 팰트로가 들이받았다고 기재돼 있다. 또 팰트로가 일어나더니 등을 돌려 가버렸다. 그는 몸이 마비된 채 눈 속에 누워 있었다고 돼 있다. 또 팰트로의 강사도 샌더슨을 구호하지 않았다고 돼 있다.

하지만 팰트로의 변호인들은 강사와 스키 패트롤이 급히 달려와 구호 조치를 다했다고 반박했다.

샌더슨은 앞서 뇌진탕 증세 때문에 몸을 제대로 쓸 수가 없었던 데다 변호사들과 문제가 있어 3년 가까이 기다렸다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팰트로는 최근 사골국과 채소만 먹고 간헐적 단식으로 건강한 삶을 이끌 수 있다는 취지로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발언했다가 거센 후폭풍과 비판을 들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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