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두 달 가까이 억류됐다가 지난 1일(현지시간) 풀려난 이스라엘 소녀 미아 레임버그가 7일 예루살렘 자택에서 시추 반려견 벨라를 푼레 안은 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예루살렘 로이터 연합뉴스
예루살렘 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억류돼 있다가 일시 휴전 마지막날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극적으로 풀려난 이스라엘 소녀 미아 레임버그(17)의 품에는 시추 암컷 반려견 벨라가 안겨 있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로이터 통신이 예루살렘에서 미아를 만나 7일 단독 인터뷰했다.
미아는 벨라를 여전히 품에 안은 채 “우리가 있던 곳에서 달아나 야생 상태로 있게 하고 싶지 않았고, 누군가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아 늘 붙들어 안고 지냈다”고 털어놓았다.
미아와 그녀의 어머니 가브리엘라는 지난 10월 7일 키부츠 니르 이츠하크에 있는 가족을 찾았다가 하마스 요원들에게 붙잡혔으니 두 달 가까이 억류된 셈인데 그토록 오랜 시간 벨라를 끌어안고 지냈다니 놀랍다. 모녀와 이모 세 사람은 풀려났지만, 함께 붙잡힌 삼촌과 이모의 동거남은 여전히 가자지구 어딘가에 붙들려 있다.
이날 언론과 처음 만난 미아는 “힘겨웠다. 그곳에서 늘 (벨라를) 안고 있었다. 몸무게가 4㎏쯤 나간다. 운 좋게도 그 아이를 끝까지 지켜내 함께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억류돼 있다가 풀려난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인질들은 늘 조용히 지낼 것을 강요당했다. 아버지가 차라리 죽어 다행이라고 말했다가 나중에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또 무사히 귀환한 네 살 소녀 *도 돌아와서 늘 조용조용히 말해 이들이 얼마나 숨막히는 여건에서 지냈는지 알 수 있었다.
미아도 “운 좋게 벨라는 다른 작은 견공들과 달리 놀이에 열중하거나 미치지 않으면 조용한 편이다. 그들이 거슬리는 존재로 봤다면 계속 내가 그녀를 돌보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하마스의 만행 당시 많은 반려 동물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사라졌다.
아빠 모셰는 가족이 실종된 내내 벨라를 찾아다녔다고 했다. 해서 딸이 반려견을 품에 안고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딸은 손에서 놓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더군요.”
미아는 키부츠를 빠져나오는 차량에 태워졌을 때 잠옷 속에 벨라를 숨겼다. 아빠는 “그 뒤 터널들로 끌려갔는데 늘 둘이 함께 있었다네요. 터널 밖으로 나와 사다리를 기어 오르기도 했는데 그제야 하마스 대원들은 인형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견공이란 사실을 알았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언쟁이 벌어졌고, 어찌된 연유인지 벨라를 계속 품에 안고 있어도 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딸아이의 의지가 너무 확고했다. 지금도 이런 표현을 하더라. ‘사랑하니 가자도 귀환도 함께 하자’.”
일주일의 일시 휴전 기간 105명이 풀려났지만 그 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전을 확대하며 끊임없이 인명 피해를 낳고 있다. 미아는 인질로 억류된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했다며 “모든 것이 가라앉는 듯한 상황에 벨라가 큰 의지가 됐으며 도움이 됐다. 그녀는 늘 나를 바쁘게 만들었고, 정신적으로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모와 그녀 동거남을 비롯한 다른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그들이 보고 싶고 그들이 없는 이 상황이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다. 돌아와 기쁜 만큼 우리는 해내지 못한 일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