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폐지 공방 끝났다” vs 공화당 “폐기 노력 계속”
미국의 새로운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의 가입자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정부 목표치인 7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오바마케어 시행에 따른 건강보험 상품 구입 및 등록을 전날 자정 마감한 결과, 모두 704만1천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오바마케어의 ‘성공적 출범’을 자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때로 개혁은 논쟁을 초래할 수도 있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며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며 “그게 민주주의하에서 변화가 보여주는 모습이다. 변화는 어렵고 어그러진 것을 바로잡는 일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 법(오바마케어)은 예정했던 대로 시행되고 있다.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케어를 폐기 처분하려 부단하게 시도하는 공화당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 개혁안은 안착했고, 이 법의 폐지 공방은 이제 끝났다며 “순전히 정치적 이유로 폐기를 주장해온 쪽(공화당)은 이 법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민이 왜 여성이 남성보다 보험료를 더 내고 보장이 훨씬 적은 이전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회 전문 매체인 ‘힐’(The Hill)에 따르면 한국계인 토드 박 백악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미 접수 마감 직후인 이날 새벽 가입자가 700만명을 넘어섰다고 선언했다.
그는 직원들과 샴페인을 터뜨리면서 “여러분이 책임을 갖고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케어 가입자는 등록 첫날인 지난해 11월 1일 연방정부 공식 신청 웹사이트(HealthCare.gov)의 접속 차질로 고작 6명에 그친 데 이어 연말까지도 약 200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들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1월말 3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17일에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올초 가입 시한인 3월말까지 700만명이 가입할 것이라고 자신했던 백악관은 지난달 목표치를 600만명으로 하향조정했으나 최근 며칠간 신청이 쇄도하면서 당초 목표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둔 셈이 됐다.
실제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에만 웹사이트 방문자가 300만명을 넘어섰으며, 가입문의 전화도 약 100만통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보건복지부는 공식 접수 시한은 마감됐으나 신청자 가운데 기술적인 문제로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시한을 연장하고 벌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바마케어 가입자가 정부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올연말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가입자 가운데 신규 건강보험 가입자가 몇 명인지, 보험료를 실제로 낸 가입자가 얼마나 되는지 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데다 주로 고령층 가입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날 성명에서 “하원 공화당은 이 법을 폐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국민 가운데 무보험자는 4천8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전날 자정까지 연방정부나 주정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의 건강보험 거래소에서 보험 상품을 사지 않은 국민에게는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은 올해 어른 1명당 95달러, 자녀 1명당 47.5달러씩 가족당 285달러 한도에서 부과되고 매년 벌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 2016년 이후에는 어른의 경우 695달러를 물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