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카스트로 형제, 美와의 결자해지는 동생 몫

쿠바 카스트로 형제, 美와의 결자해지는 동생 몫

입력 2014-12-18 05:02
수정 2014-12-1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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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국교 단절-공산화, 동생은 적대 청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냉전시대부터 이어져 온 53년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로 한 라울 카스트로(83)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혁명 정부를 이끌었던 피델 카스트로(88) 전 의장의 동생이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과 같은 시간대에 관계 정상화를 발표하기로 하기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혁명군을 도와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와 함께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면서 당시 풀헨시오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혁명 1세대’다.

바티스타가 혁명군에 쫓겨 도망가는 역사적인 장면은 유명한 할리우드의 영화 ‘대부2’에도 나온다.

1959년 혁명에 성공한 이후 국가평의회 의장을 맡아 통치하던 피델 카스트로 밑에서 부의장 겸 국방장관을 지내다가 형이 2006년 장 출혈로 건강이 급속히 악화하자 임시로 정권을 물려받은 뒤 2008년 정식 취임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9년 초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훗날 관계 개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쿠바가 관계 정상화를 전격 선언함으로써 형의 시대에서 단절된 미국과의 관계는 53년을 지나 동생이 결자해지한 셈이다.

미국은 냉전 시대에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정권을 수립하면서 소농들에 토지를 분배하는 등 급진적인 정책을 펼치자 플로리다와 불과 180㎞ 떨어진 곳에 있는 쿠바가 공산화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러나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피델 카스트로는 혁명 원년에 워싱턴을 방문해 경제 지원을 요청했으나 그를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은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만나주지도 않아 굴욕적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에 반발한 피델 카스트로는 귀국 후 미국 기업이 가지고 있던 토지를 몰수해 정부 소유의 농장으로 만들었고, 미국도 쿠바의 설탕 수입과 투자를 축소하면서 관계 단절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미국이 쿠바에 등을 돌리자 미국과 냉전 중이었던 옛소련은 점점 쿠바에 관심을 두게 됐다.

같은 해 옛소련은 쿠바에서 사탕수수 50만t을 사들이는 대신 1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쿠바는 옛소련과 서로 대사관을 건립하기로 하는가 하면 옛소련은 설탕을 추가로 수입하고 쿠바에 철과 알루미늄 등 공업 원료를 제공하는 등 관계가 두터워졌다.

이 때문에 미국은 쿠바에 원유 수출을 막는가 하면 동맹국들에는 쿠바에 무기 수출을 하지 말도록 했다.

피델 카스트로도 1960년 미국과 영국 소유의 정유소를 몰수했고, 이에 미국은 설탕 수입을 완전히 단절하는 등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피델 카스트로는 옛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니키타 흐루시초프가 쿠바 설탕을 전적으로 사들이겠는 제안을 하자 이를 받아들여 미국인 소유의 제당 공장과 광산 등을 모두 국유화시키고 소유주들에게 ‘한 푼’도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1960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미국을 자극하는 결정적인 일이 벌어지게 되다.

피델 카스트로가 총회장에서 흐루시초프와 격하게 포옹하고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목격된 것이다.

이 일이 있은 얼마후 수도 아바나에 있던 미국의 외교관들이 모두 본국으로 귀환하면서 1961년부터 사실상 양국의 외교 관계는 단절됐고 이듬해 미국의 금수조치가 후속으로 취해졌다.

이에 앞서 1961년 4월 미국 중앙정보국이 쿠바 망명자들을 불러모아 훈련시킨 뒤 쿠바 남부 해안의 피그스만을 침공했으나 사전에 인지했던 피델 카스트로는 이를 격퇴한 뒤 공산주의를 표방하겠다고 대내외에 천명했다.

반대파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강압적인 독재 정치를 펼쳐온 피델 카스트로에게는 수십 년간 ‘독재자’와 ‘혁명가’의 수식어가 나란히 붙어 다녔다.

형으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은 라울 카스트로는 다소 온건하고 실용적인 정책을 펼치는 지도자로 비친다.

혁명군에서 전투를 전개할 때도 한 번 결정하면 집요하게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였던 형과 달리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자영업 허용, 경제특구 개발 등 개혁과 개방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자본주의 시장체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또 최근 서아프리카에 창궐한 에볼라 구호활동에 세계에서 가장 큰 지원 활동을 펼쳐 미국을 포함한 각국 언론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2013년 12월에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장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처음 대면해 악수하면서 영어로 “오바마 대통령, 난 카스트로요”라고 말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다만, 혁명군 시절 때부터 형의 카리스마에 눌려 지내온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결정에 관해 피델 카스트로와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재가를 얻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피델 카스트로는 한때 사망설이 돌기도 했으나 올 들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 때 쿠바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을 줄줄이 자택으로 불러들여 왕성한 외교 활동을 지원하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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