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 벗는 ‘퍼스트 셰프’

앞치마 벗는 ‘퍼스트 셰프’

입력 2014-12-27 00:34
수정 2014-12-27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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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요리사·친구·참모 카스 이달 말 백악관 떠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17일 매사추세츠주의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다 워싱턴으로 급히 돌아왔다. 이라크 공습, 퍼거슨 사태 등 긴급한 현안이 있기도 했지만 백악관 요리사의 결혼파티 참석이 주요 일정 중 하나였다. 언론들은 “파티 참석이 목적 아니었냐”면서 “이틀간 백악관행에 든 추가 비용이 110만 달러(약 13억원)나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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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6년 동안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식단을 책임졌던 요리사 샘 카스(왼쪽)가 이달 말 퇴직한다고 보도했다. 식품정책 관련 주요 참모이기도 했던 카스가 지난 2월 댈러스에서 열린 어린이 비만 퇴치 캠페인에 참석해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와 대화하고 있다. 댈러스 AP 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6년 동안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식단을 책임졌던 요리사 샘 카스(왼쪽)가 이달 말 퇴직한다고 보도했다. 식품정책 관련 주요 참모이기도 했던 카스가 지난 2월 댈러스에서 열린 어린이 비만 퇴치 캠페인에 참석해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와 대화하고 있다.
댈러스 AP 연합뉴스
●美대통령이 직접 결혼식 챙길 정도로 총애한 골프 친구

이처럼 대통령의 ‘총애’를 누렸던 요리사(부주방장) 샘 카스(34)가 이달 말일로 백악관을 떠난다. AP는 25일(현지시간) 카스의 퇴임을 알리는 기사에서 그를 “세 개의 모자(역할)를 쓴 요리사”라고 묘사했다.

첫 번째는 물론 본업인 ‘요리사’다. 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일 때인 2007년부터 줄곧 오바마 가족의 식단을 책임졌다. 육식을 즐기던 대통령은 카스의 영향으로 채식주의자가 다 됐다. 두 번째는 ‘친구’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스와 수시로 ‘골프 망중한’을 즐겼다. 세 번째는 ‘참모’로,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오바마 정부의 식품, 영양, 학교급식 등의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에선 카스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 비만 퇴치 프로그램 ‘레츠 무브’의 상임이사도 맡고 있다. 백악관을 떠나도 이 직책은 유지하기로 했다.

●토크쇼 진행자 아내와 뉴욕행… 비만 퇴치 ‘레츠 무브’는 계속 맡기로

숨은 실세인 까닭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특히 ‘레츠 무브’ 운동으로 정크푸드 대신 유기농 영양식을 학교에 공급해야 하는 급식 업체들의 반발이 거셌다. 급식 업체를 대변하는 학교급식협회는 “미셸과 카스 때문에 아이들이 점심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내년에 법을 고쳐서라도 급식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스는 미국인의 식생활 개선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학교급식협회 사무총장 패트리카 몽태그마저도 “그가 어린이들의 급식을 건강 친화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카스가 6년이나 근무한 백악관을 떠나는 이유는 아내 때문이다. 미국 MSNBC 방송의 정치 토크쇼 ‘나우’ 진행자인 아내 알렉스 와그너를 따라 뉴욕으로 거처를 옮기기로 했다. 온갖 찬사와 비판을 뒤로하고 백악관을 나서는 대통령의 요리사는 “이젠 아내의 요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12-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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