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벵가지특위 위원장 “매카시가 다 망쳐”..공화 내분 양상

미 벵가지특위 위원장 “매카시가 다 망쳐”..공화 내분 양상

입력 2015-10-08 07:27
수정 2015-10-0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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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캠프·민주, 특위폐지 압박…공화, 특위폐지 결의안 상정 저지

미국 공화당이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시되는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의 이른바 ‘벵가지특위’ 발언으로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벵가지특위 위원장은 물론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까지 매카시 원내대표의 ‘자질’을 문제 삼고 나서면서 당내 갈등이 커지는 형국이다.

공화당이 주도해 만든 벵가지특위는 2012년 9월 리비아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을 공격해 대사를 포함한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설치된 중립적 기구이지만,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매카시 원내대표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이가 클린턴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벵가지 특위를 꾸렸다. 현재 그녀의 지지도가 어떤가? 떨어지고 있다. 왜? 믿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며 벵가지 특위의 ‘정치적 의도’를 드러냈고, 이에 민주당은 ‘힐러리 죽이기 전위부대임이 드러났다’며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트레이 가우디(사우스캐롤라이나) 벵가지특위 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MSNBC 방송에 출연해 “케빈(매카시)이 비록 내 친구이지만 그의 발언이 나왔을 때 내 첫 반응은 ‘케빈, 당신이 틀렸다’였다”면서 “케빈이 (발언 실수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가우디 위원장은 “케빈이 (벵가지특위를) 망쳤고 여전히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이 사건이 발생했던 그 시절에 국무장관이었던 만큼 당연히 얘기(조사)를 해야 하지만, 우리는 클린턴 전 장관 때문에 특위를 시작하지도 않았고 그녀 문제로 특위를 끝내지도 않을 것”이라며 특위의 ‘중립성’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역시 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매우 강하고, 또 민주당과 협상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차기 하원의장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면서 “우리는 강인하고 영리하며 교활한 사람이 필요한데 매카시 원내대표가 그 사람인지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오는 22일 벵가지 특위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인 가운데 힐러리 선거캠프는 물론 민주당 지도부 전체가 나서 벵가지 특위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클린턴 선거캠프는 전날부터 CNN과 MSNBC 방송을 통해 국민 혈세가 투입된 벵가지 특위를 공화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30초짜리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광고는 “공화당이 마침내 (벵가지 특위의 정치적 이용을) 인정했다”면서 “공화당은 자신이 반대하는 것을 위해 힐러리가 싸우고 있기 에 수백만 달러를 들여 그녀를 공격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공화당은 이날 루이스 슬러터(민주·뉴욕) 의원이 발의한 ‘벵가지특위 폐지 결의안’ 전체회의 상정 여부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40표, 반대 183표로 부결시켰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으로서 일단 민주당의 특위 폐지 시도는 무산시켰지만, 민주당이 정략적인 특위에는 더 이상 응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여서 특위가 제대로 가동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애덤 쉬프(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벵가지특위에 어떤 적법성을 부여할 생각도 없다고 단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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