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롬니에 “왜 머뭇거리나, 내가 대선 출마하면 공개” 약속 뒤집어
‘갱단·마피아 거래 및 탈세 의혹’ 트럼프 납세 내역 대선 쟁점 급부상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10일(현지시간) 11월 대선 이전에 자신의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자, 민주당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를 비난하며 쟁점화에 나섰다.
트럼프의 ‘세금 의혹’은 공화당 경선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사안 중 하나로, 그의 약점 중 하나로 거론된다.
특히 트럼프는 4년 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납세 내역 공개를 촉구하면서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면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나 ‘번복 논란’으로 번질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AP 통신 인터뷰에서 납세 내역 공개 관련 질문에 “별로 새로울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청의 정기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11월 대선 전까지는 납세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가 끝나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과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 등 주요 언론은 12일 트럼프가 11월 대선 전에는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감사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빨리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의 세금 의혹은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지난 2월 처음 제기한 뒤 경선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일제히 공격하면서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었다.
롬니 전 주지사는 당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세금에 ‘폭탄’(bombshell)이 있을 거라고 믿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그의 재산이 자신이 말한 것에 한참 못 미치거나 내야 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일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크루즈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동안 트럼프가 갱단이나 마피아와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었다”면서 “트럼프의 납세신고서에는 아마도 보도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거래 내역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이 사안이 본선 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클린턴 전 장관은 11일 뉴저지 주 캠던 카운티 칼리지에서 한 유세에서 “대선에 출마하면, 특히 후보로 지명되면, 납세내역 공개는 예정된 것”이라며 “남편과 나는 지난 33년간 납세 내역을 공개했고, 지금도 웹사이트에 8년치가 올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그가 자신의 납세내역을 왜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는지 생각해보라”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공세를 예고했다.
또 그는 소득 구간별 최상위 부유층도 감세 혜택을 받는 내용의 트럼프의 세제 공약에 대해 “억만장자들을 위해 한 억만장자가 작성한 것”이라며 “중산층 노동자들의 희생을 대가로 부자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가 4년전 롬니 전 주지사에게는 납세 내역 공개를 압박해놓고 이제 와서 자신은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롬니 전 주지사가 납세 내역을 공개하기 직전인 2012년 1월 폭스뉴스등에 출연해 공개를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면서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면 주저 없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었으며, 많은 이를 고용했음을 보여주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며 “그러한 일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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