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크로지어!” 미국은 트럼프가 내친 영웅을 외쳤다

“캡틴 크로지어!” 미국은 트럼프가 내친 영웅을 외쳤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4-05 23:52
수정 2020-04-0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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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우려” 하선 요청한 항모 함장 경질…목숨 구한 승조원들, 이름 부르며 응원

심기 불편 트럼프는 軍감염 공개에 불만
“인사보복 앞세운 과도한 軍 통제” 우려
루스벨트 증손자도 “크로지어는 영웅”
미 항공모함 루스벨트호의 코로나19 확산을 공개적으로 우려했다가 경질된 브렛 크로지어 함장이 3일(현지시간) 괌에 입항한 루스벨트호에서 하선하는 가운데 수백명의 승조원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배웅하고 있다. “지금은 전시가 아니다. 승조원들을 죽일 필요가 없다”며 상부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한 크로지어 함장의 서한이 언론에 공개된 뒤 전격 경질됐다. 페이스북 캡처
미 항공모함 루스벨트호의 코로나19 확산을 공개적으로 우려했다가 경질된 브렛 크로지어 함장이 3일(현지시간) 괌에 입항한 루스벨트호에서 하선하는 가운데 수백명의 승조원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배웅하고 있다. “지금은 전시가 아니다. 승조원들을 죽일 필요가 없다”며 상부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한 크로지어 함장의 서한이 언론에 공개된 뒤 전격 경질됐다.
페이스북 캡처
“캡틴 크로지어!”

지난 3일(현지시간) 제복 차림의 한 남성이 허름한 가방 하나를 메고 하선하자 수백명의 인파가 박수와 함께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가 전격 경질된 브렛 크로지어 함장을 향한 해군들의 마지막 인사였다. 이들의 열렬한 환호는 크로지어를 향한 응원이자, 코로나19가 부른 미 행정부의 난맥상을 바라보는 싸늘한 여론이나 다름없었다.

미 해군은 지난 2일 이틀 전 국방부에 서한을 보내 승조원 5000여명에 대한 감염 위험을 호소하며 하선을 요청한 크로지어 함장을 전격 경질했다. 그의 서한이 언론에 유출된 것 등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부적절했다. 서한에서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 됐다”고 경질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군 고위인사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란 분석과 ‘인사보복’을 무기로 한 행정부의 과도한 군 통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크로지어의 경질은 미 행정부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직위에서 내려온 첫 사례다. 감염 확산을 일으켰거나 방조한 것이 아니라 위험을 경고·호소했는데 오히려 중징계를 받는 모순이 연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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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있었던 해군 행사에 참석한 크로지어 함장의 모습. 요코하마 로이터 연합뉴스
2018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있었던 해군 행사에 참석한 크로지어 함장의 모습.
요코하마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메시지와 상반된 어떤 행동도 하지 말 것을 해외 주둔 미 지휘관들에게 지시했다. 자국 군인의 안전보다 대통령의 심기 보호를 우선시한 에스퍼 장관의 당시 지시는 이번 경질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불쾌하게 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는 “미 행정부는 전범행위는 용인될 수 있지만, 진실을 말하고 휘하의 군인들을 보호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군부에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번 사태는 미국의 문민통제(민간의 군 통제·운영) 전통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탄핵 정국을 야기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의회에서 불리한 진술을 한 국방 차관이 경질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군 길들이기’가 비판을 받은 가운데 또다시 군에 대한 인사보복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 퇴역 장성은 “이번 경질은 군 지휘관의 권위를 훼손하고 권력 앞에 진실을 말하려는 지휘관들의 의지를 꺾는 정말 잘못된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상원위원들은 국방부 감찰관실에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고, 이번 경질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증손자인 트위드 루스벨트 롱아일랜드대 시어도어 루스벨트 연구소장은 ‘크로지어 함장은 영웅’이라는 NYT 기고문에서 “증조할아버지도 자신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라며 비판 여론에 힘을 실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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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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