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비스’에 최소 52명 사망·실종
이틀만에 연간 강수량 30~40% 쏟아져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누수 경보도
제방붕괴 등 수도권·도호쿠 지방 피해
인구 10%인 1300만에 한때 피난 경보
진흙탕에 갇힌 신칸센
전날 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일본 나가노시 호야쓰 지구의 하천 지쿠마가와의 제방 70m가량이 붕괴하면서 13일 JR히가시니혼의 나가노 신칸센 차량 기지 안에 있던 열차 7대가 물에 잠겨 있다.
나가노 교도 AP 연합뉴스
나가노 교도 AP 연합뉴스
하기비스는 12일 오후 시즈오카현 이즈반도에 상륙해 밤새 수도권 간토 지방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낸 뒤 도호쿠 지방을 거쳐 태평양 쪽 해상으로 빠져나가 13일 정오 온대성저기압으로 소멸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현재 폭우에 따른 침수와 초속 40m 이상의 강풍 등으로 사망 33명, 실종 1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NHK는 부상자가 177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태풍 ‘하기비스’ 日열도 강타… 52명 사망·실종
폭우를 동반한 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13일 일본 나가노시 호야쓰 지구의 하천 지쿠마가와의 제방이 범람해 거주지와 논밭이 물에 잠겨 있다. 전날 일본 열도에 상륙한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5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1000만명 이상이 피난 관련 권고를 받았다.
나가노 교도 AP 연합뉴스
나가노 교도 AP 연합뉴스
이번 태풍은 역대급 폭우를 동반한 것이 특징으로,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에서 피해가 특히 컸다. 곳곳에서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가 하루이틀 사이에 쏟아졌다. 가나가와현의 인기 온천관광지인 하코네마치에는 이틀 동안 10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졌으며 시즈오카현 이즈시 이치야마 760㎜, 도쿄 히노하라무라 649㎜ 등 곳곳에서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이 나타났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 2016.2.25
EPA 연합뉴스
EPA 연합뉴스
범람 위험지역이 속출하면서 ‘피난 지시’와 ‘피난 권고’ 등 피난 관련 경보 대상자가 한때 13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곳곳에서 철도·항공 등 교통마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전도 잇따라 한때 전국 42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도쿄만에 정박 중이던 파나마 선적 화물선이 침몰해 승조원 12명이 바다에 빠져 이 중 1명이 숨졌다.
●예정됐던 해상자위대 관함식도 취소
이번 태풍으로 한국을 초청하지 않은 채 14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 해상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도 취소됐다. 한국은 2015년에는 해군 대조영함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일본 측이 한일 관계 악화를 이유로 초대하지 않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10-14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