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가 발기부전?

설마 내가 발기부전?

입력 2010-03-25 00:00
수정 2010-03-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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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는 되는데 중간에….”

“평소에는 아무 문제 없는데 실전에만 들어가면 영…”

임상에서 환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스스로 발기부전 환자라고 인정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남성의 자존심과 관련이 있다 보니 친한 친구에게조차 선뜻 털어놓을 수 없는 것이 허리 아래 이야기입니다. 용기를 내 내원했으나 담당의사 앞에서도 피로나 스트레스 탓을 하며 이리저리 핑계부터 둘러대기 일쑤지요.

국내 한 비뇨기과 연구팀의 조사결과는 이를 잘 말해 줍니다. 20~40대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스로 발기부전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6.7%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조사 대상자들을 국제발기력지수(IIEF_EF)를 기준으로 분류한 결과 이들 가운데 무려 41%가 발기부전으로 드러났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 49.4%, 30대 34.7%, 40대 35.7%로 밝혀졌고 젊은 층일수록 스스로 발기부전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젊을수록 발기부전 증상이 경미하거나 일시적, 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어렵습니다. 또 젊은 층의 경우 정신적인 문제 탓에 발생하는 심인성(심리적) 발기부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인성 발기부전의 큰 특징은 수면 중 또는 새벽의 발기는 정상이나 막상 성관계 시 발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심인성 발기부전은 심리 상담과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등을 통해 쉽게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증세가 심해지면 새벽 발기마저 약해지면서 기질성 발기부전을 앞당길 위험이 큽니다. 특히 이러한 환자들이 40대에 접어들면 심인성과 기질성 발기부전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젊은 층과 달리 40대 이상 중, 장년층 남성들은 기질적(신체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기질성 발기부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남성은 나이가 들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로 인해 여러 가지 신체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 중 두드러지는 현상이 성욕 감퇴와 함께 찾아오는 발기부전이기 때문입니다. 또 남성들은 갱년기에 접어들면 혈관 노폐물의 축적으로 인한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발병하여 혈액순환에 장애를 받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음경에도 혈액 유입이 원활하지 못해 발기부전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40대 이상 갱년기 남성들에게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호르몬 요법을 병행하면 매우 효과적인 발기부전 치료가 가능합니다. 다만 치료제마다 지속시간, 부작용 등의 차이가 있으며 환자의 건강상태나 생활패턴에 따라 적합한 치료제를 골라 처방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통해 검진 및 상담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적인 치료 없이 무조건 보양음식만을 찾는 경우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아무리 몸에 이로운 정력식품이라도 음식은 그저 음식일 뿐입니다. 질환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안전한 치료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빠른 치료를 돕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글 :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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