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한 맛짱] 짤주머니에 고른 힘 주면 먹기 아까운 앙금꽃 활짝

[달콤살벌한 맛짱] 짤주머니에 고른 힘 주면 먹기 아까운 앙금꽃 활짝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6-04-17 23:40
수정 2016-04-1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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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앙금 플라워 떡케이크

“아침밥 든든하게 챙기고 오세요.” 지난 11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요리학원으로 향하는 홍희경·김진아 기자에게 박지현 서울요리학원 강사가 신신당부를 했다. 백설기로 늦은 아침을 대신 하려던 기자가 이유를 묻자 “오늘 힘 좀 써야 합니다”라는 대꾸가 돌아왔다. 백앙금에 딸기파우더(분홍색), 백년초(붉은색), 단호박(노랑색), 녹차 가루(초록색)를 넣어 색을 입히고 식물성 생크림으로 농도를 조절해 깍지를 통해 짜내는 앙금 플라워를 만드는 데 많은 힘이 필요하다는 경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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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금 플라워 떡케이크
앙금 플라워 떡케이크
떡케이크의 바탕이 되는 백설기를 만드는 과정은 그간 두 기자가 경험한 베이커리 과정에 비해 손쉬운 편이었다. 쌀가루에 약간의 물을 축여준 뒤 곱게 체로 한 번 거르고, 설탕을 넣어 뭉치지 않도록 주의하며 섞는다. 준비한 재료를 실리콘 컵케이크 틀에 넣어 중약불에 20분 동안 찌면 백설기가 완성됐다. 틀 위로 수북하게 쌀가루를 채워줘야 한다는 점만 주의하면 된다.

베이킹파우더가 첨가된 빵을 만들 때엔 반죽을 틀에 가득 차지 않게 부어야 오븐을 통과한 뒤 틀 위로 소복하게 부풀어 오른 빵을 접하게 되지만, 쌀가루 형태 반죽을 찌는 백설기는 증기를 만나 아래로 오목하게 가라앉았다. 20분 동안 찐 뒤 백설기 전체가 고르게 익었는지 의심이 들면, 불을 끈 채 찜기에서 백설기를 꺼내지 않고 잔열로 익히면 된다.

백설기는 크게 손 갈 곳 없이 찔 수 있었지만, 앙금플라워를 만들 때엔 ‘손맛’을 넘어 고도의 ‘손재주’가 요구됐다. 앙금플라워는 얇은 종이에 꽃잎 여러 개를 짜는 형태로 꽃 모양을 만든 뒤 냉동실에 얼려서 모양을 고정시켜 만든다. 굵직하게 썬 손칼국수처럼 성형되는 일(一)자 형태의 깍지를 짤주머니 끝에 끼워 하나씩 꽃잎을 만들면 된다. 데이지, 벚꽃과 같은 형태는 마치 무지개를 그리듯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꽃잎을 짜내면 된다. 장미처럼 입체적인 꽃잎을 만들고 싶다면 동그란 원 형태로 기본 축을 세운 뒤, 원을 감싸듯 무지개 모양으로 돌려 짜면 된다. 속꽃잎을 짤 때엔 원 형태의 축을 3개의 무지개로 감싸고, 속꽃잎 위에 겉꽃잎을 덮을 때엔 5개 정도의 무지개를 짜서 완성했다. 박 강사가 앙금 플라워를 만드는 동영상을 보여준 뒤 직접 시연했지만, 찰흙 정도의 농도를 지닌 앙금을 균일한 힘으로 짜내 꽃잎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꽃잎을 하나씩 짜내는 동안 조금씩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느끼며 뿌듯한 기분도 들었다.

생크림을 이용해 앙금 플라워를 백설기 위에 접착시킨 완성품을 검토한 뒤 박 강사는 홍 기자에게 8점을, 김 기자에게 7점을 줬다. 홍 기자가 아침을 먹고 왔을 뿐 아니라 김 기자보다 더 굵은 팔뚝을 지니고 있었던 점이 주효한 결과였다. 꽃이 된 앙금은 많이 달지 않으면서 부드러워 식감을 자극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수강 문의는 서울요리학원(www.seoulcooking.net, 02-766-1044~5)
2016-04-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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