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ㆍ영남권 중심 38명 명단..출처는 불분명서울은 초선ㆍ영남권은 다선의원 위주
4ㆍ11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한나라당 내에서 ‘공천 살생부’가 나돌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특히 이 문건의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총선 물갈이론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경쟁력(50%)과 교체지수(50%)를 토대로 현역 지역구 의원 25%(34명)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의원들이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
26일 한나라당 의원들에 따르면 최근 공천 부적격자의 명단이 담긴 공천 살생부가 국회 의원회관 주변에 나돌고 있다.
이 살생부에는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38명 지역구 의원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12명, 경기 9명, 인천 4명, 영남권 13명(대구ㆍ경북 5명, 부산ㆍ경남 8명) 등이다.
살생부 명단에 오른 의원들을 보면 수도권의 경우 초ㆍ재선에서 다선까지 다양한 반면, 영남권은 TK(대구ㆍ경북)와 PK(부산ㆍ경남) 중진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수도권 중에서는 서울은 초선이, 경기와 인천은 재선급 이상이 각각 주를 이뤘다.
계파별로는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이름이 골고루 실렸다.
이 문건을 본 한 의원은 “명단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영남권의 경우 ‘피로감’을 주는 다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작성된 것 같은데 문건 자체를 신뢰할 수는 없지만 그럴 듯해 보였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원래 선거 때가 되면 그런 문건이 돌게 마련”이라면서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은 누군가가 그냥 작성해 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공천 살생부라는 것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비대위 관계자도 “우리와는 무관하다”면서 “뭔가 공작적인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출처나 신뢰성 여부를 떠나 살생부가 도는 것 자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각종 악재로 당 지지도가 하락해 안 그래도 걱정인데 이런 문건까지 나돌아 흉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