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야당 자멸하니 새누리당 훌륭해” 격정토로

이상돈 “야당 자멸하니 새누리당 훌륭해” 격정토로

입력 2014-09-13 00:00
업데이트 2014-09-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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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 틀을 깨는 발상 못했다”…일문일답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중도보수 성향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진보 성향의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동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계획이 12일 무산됐다. 투 톱 체제 구상을 밝힌 지 12시간도 채 안 돼서 당내 반발에 부닥쳐 철회한 것이다. 두 번의 세월호특별법 재협상 실패에 이어 이번 영입 시도가 ‘세 번째 패착’으로 끝나면서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법안 관련 정책 간담회에서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여당에 세월호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법안 관련 정책 간담회에서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여당에 세월호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밤 8시 15분쯤 긴급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박 원내대표가 문희상·정세균·김한길·박지원·문재인 의원 등 5명과 논의한 결과 안·이 두 교수 본인들이 완곡하게 고사해 현실적으로 영입이 어렵게 됐다”면서 “당분간 비대위 구성 문제는 뒤로 미루고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민생 현안에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임에 참석한 5명은 사실상 각 계파 수장으로 꼽힌다.

이날 오전만 해도 박 원내대표는 혁신과 확장을 명분으로 투 톱 카드를 꺼내 들고 13일까지 당 의원들과 접촉해 이·안 공동위원장 체제를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의원들의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오후 5시쯤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난 5명의 중진마저 부정적 입장을 밝히자 더이상 영입을 밀어붙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박 원내대변인은 “당이 더 위기로 치닫게 되고, 세월호법 협상을 실종시키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해 일단 거취 문제를 세월호특별법 협상 이후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끝나면 비대위원장을 내려놓는 것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가 계파 수장들의 힘을 빌려 거취 논란을 봉합하긴 했지만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집단적으로 박 원내대표를 향해 비대위원장·원내대표 모두 사퇴를 요구했던 민주평화국민연대 회장 최규성 의원은 이날 밤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뱉은 말을 주워 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사퇴 주장을 고수했다.

박 원내대표가 외부 인사 영입 카드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다가 철회한 뒤 비대위원장직을 사실상 유지하기로 한 것은 여론을 우롱한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가 만난 중진 5명의 대표성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의 의결기구도 아닌 이들을 만나 주요 사항을 결정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한편 이 명예교수는 이날 밤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비대위원장 영입이 무산된 뒤 가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새정치연합이) 틀을 깨는 발상을 못 했다”고 비판했다.

→아쉬움이 있나.

-무슨 아쉬운 게 있겠나. 속시원하다. 머리에 무거운 게 확 날아갔다. 비대위원장이 벼슬도 아니고. 당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틀을 깨는 발상을 못 했다.

→외부 인사라는 데 대한 당내 불안감이 있었다고 한다.

-당내 수습이 안 되고 컨센서스가 이뤄지지도 않는다. 내부 논의를 거쳐 제의를 하는 게 예의인데 깔끔하지 못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나름대로 틀을 바꾸려 노력했겠지만 한편에서는 원리주의적으로 움직이니 쉽지 않았을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나.

-내가 걱정할 사안은 아닌데…. 야당이 건전하고 잘 서야 여당도 긴장하고 잘 선다. 양당이 잘돼야 정치가 잘되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 지금은 야당이 자멸을 하니 새누리당이 훌륭한 당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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