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근로자 간식 ‘북한산 과자’ 지급될까

개성공단 근로자 간식 ‘북한산 과자’ 지급될까

입력 2014-10-02 00:00
수정 2014-10-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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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업체, ‘봉동과자’ 사용요청…개성공단 기업들 난색

북한의 한 제과업체가 자사 제품을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간식으로 써 달라고 요청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2일 “개성에 있는 한 북한 기업소가 최근 개성공단 기업들에 ‘봉동과자’라는 제품을 근로자 지급 간식용으로 사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근로자들에게 임금 외에 간식을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자체 결정 사항이라면서 난색을 표명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수 기업은 북한 직장장의 요구로 본보기용 과자를 받아 근로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초코파이, 초코바, 소시지, 커피믹스 등에 익숙해진 북측 근로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지도총국 등 당국 차원의 압박을 가해온 것은 아니어서 개별 기업이 자율권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개성공단의 ‘대표 간식’이던 초코파이의 유입을 막는 등 남측 식품의 반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간식은 낮은 임금을 보전하는 현물 인센티브의 성격도 있다. 북측 근로자들이 운반과 보관, 거래가 쉬운 가공식품류를 간식으로 선호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개성공단 운영 업체들에 따르면 매달 북한 근로자 한 명에게 지급되는 간식은 60∼70 달러 어치에 달한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가 5만3천명에 달해 이들을 통해 북한 사회에 유입되는 남측의 가공식품의 양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추산된다.

북측이 ‘봉동과자’ 생산 업체를 앞세워 월 3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개성공단 간식 시장 진출을 시도한 것은 추가적인 외화 수입을 도모하는 한편 북한 내부에 유입되는 남한 가공식품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북한의 체제 특성상 이 기업이 최소한 당국의 암묵적 동의 없이는 개성공단을 상대로 한 적극적 판촉 활동에 나서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개성공단은 남북 사이의 거의 유일한 접점의 역할을 해왔다”며 “북한 근로자들에게 제공되는 간식을 둘러싼 신경전은 개성공단이 남한의 실상을 북한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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