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위 시작도 전에… 호남 “물갈이 안 돼”
새정치민주연합의 쇄신을 이끌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풀어야 할 최대 난제는 당내 고질적인 계파갈등 타파다. 전당대회, 재·보선 등 주요 국면마다 점차 깊어지는 친노(친노무현)·비노 간 감정의 골을 해소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이자, 동시에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지난 25일 이뤄진 김 위원장과 이종걸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계파 문제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원내대표는 2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의 여러 입장들을 가감 없이 균형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했고, 김 위원장도 여기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혁신의 칼자루를 쥔 김 위원장에게 계파갈등 타파는 곧 공천개혁을 포함한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혁신위원으로 거론되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호남 현역 40% 이상 물갈이’·‘4선 이상 중진 용퇴’ 등의 쇄신안을 제시한 바 있다. 벌써부터 호남지역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사례처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택하거나, 분당 또는 신당 창당의 불씨도 살아 있다는 주장이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호남을 물갈이 대상으로 정해 놓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른 분란을 가져온다”며 “분당, 신당 창당의 움직임에 구실을 주지 않는 공천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호남을 심장으로 생각한다면 물갈이 영순위가 되는 등 일방적인 표적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5-05-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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