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 넘긴 김무성, 여권 내홍 수습에 진력

한 고비 넘긴 김무성, 여권 내홍 수습에 진력

입력 2015-07-09 13:36
수정 2015-07-0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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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당 대표론’ 내세워 돌파…원내대표 선출 첫 시험대 원내대표·후속 당직에 계파색 엷은 ‘화합형’ 인물 고려

“지는 당 대표가 되겠다.”

김무성 대표가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 포부는 길고 긴 ‘유승민 사퇴 논란’의 과정에서 김 대표 스스로 늘 되뇌고 곱씹었던 말이라고 한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내가 지겠다”는 각오로 모든 계파의 얘기를 듣고 설득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지막 시점에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한 중진 의원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무성 대표가 균형추 역할을 하지 않았으면 당이 파국을 맞았을 것이라는 점은 평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내홍 사태를 수습하면서 계파 간 벌어진 간극을 메우고 당을 다시 화합으로 이끌어야 할 중임을 짊어진 김 대표는 앞으로도 이처럼 ‘지는 당 대표론’을 제1원칙으로 삼고 각종 화합책과 수습 방안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내 모든 구성원이 상처를 입은 이번 사태를 통해 입은 내상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 같은 원칙을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면 ‘유승민 사태’ 속에서 보였던 행보의 진정성을 소속 의원들이 알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당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하나로 결속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펴는데 더욱 매진하겠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또 한 번 절제하는 협조를 구한다”고 밝혔다.

지도부와 주류 측 핵심 의원들도 김 대표의 리더십에 한층 힘을 실었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친박계 김재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제가 워낙 첨예하고 의원들의 입장도 많이 나뉜 상태였기 때문에 당대표로서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중심을 잘 잡고 원내대표가 퇴진하는 과정에서도 나름대로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김 대표께서 정말 고생했다, 정말 애쓰셨다”면서 “이제 당 중심에 서서 당에 남아있는 내부의 여러 상처를 봉합하고 당청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 더 큰 리더십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차기 원내대표 선출과 후속 당직 인선에서 이 같은 ‘지는 당 대표’의 철학을 실현하고자 김 대표 자신과 가까운 사람보다는 계파색이 엷고 화합형 이미지를 지닌 인사들을 중용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결국 당을 향한 김 대표의 진정성이 입증되려면 앞으로가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목전에 닥친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김 대표의 앞에 놓인 첫 시험대이다. 내홍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선보다는 합의 추대에 무게를 두고 ‘화합형’ 인물을 물색 중이라는 전언이다.

그러나 김 대표의 계획만큼 앞으로의 행로가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슬아슬 줄타기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원내대표 선출과 후속 당직 인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가까운 인물이 대거 등용되면 비박(비박근혜)계의 강한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측에서는 이번 ‘유승민 사태’가 친박계와 청와대의 ‘비박 지도부’ 와해 시도라는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만약 지도부가 친박 인사들로 대부분 채워진다면 비박 측이 “김 대표가 돌아섰다”며 비판에 나설 수도 있다.

반대로 이전처럼 지도부와 당직자가 다시 비박계 위주로 짜이면 친박 측의 집중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비박 투톱’ 시절 선명한 태도로 ‘방풍림’ 역할을 했던 유 원내대표의 사퇴는 김 대표에게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 없으면 이 시리다)’의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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