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분석…”애민지도자 이미지 구축 계기로 적극 활용”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육성연설에서 ‘인민’을 90여회 언급한 반면 ‘핵(核)’에 대한 언급은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냈다.

통일부는 11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관련 자료를 통해 김 제1위원장의 연설에 대해 “노동당의 인민제일주의에 방점을 두고 ‘인민사랑’ 강조에 대부분을 할애했다”고 평가한 뒤 “25분 분량의 김정은 연설 가운데 ‘인민’ 용어를 90여회 사용했다”고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인민에 대한 깊은 감사’로 연설을 시작해 ‘인민에 대한 멸사복무 다짐’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연설 중간에 ‘인민에 대한 고마움에 경건한 마음으로 인민들의 눈빛들을 마주’, ‘조선노동당을 대표해 깊이 허리 숙여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드림’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김정은은 축하연설에서 ‘인민사랑’을 반복해 언급함으로써 애민지도자 이미지 구축 계기로 적극 활용했다”면서 “인민중시, 군사중시, 청년중시를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노동당 창건 7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군(軍) 열병식임에도 ‘핵’ 언급이 한 차례도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통일부는 진단했다.

통일부는 “’세계적 군사강국’, ‘불패의 군력’ 등 핵무력을 시사하는 언급을 하면서도 전체 연설 중 ‘핵’이라는 단어의 언급이 없었다”면서도 “핵물질마크 배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 노출 등 핵무력을 묵시적으로 과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병력 2만여명, 군중 10만여명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병력은 2012년 김일성 생일 100돌 열병식보다 대규모이면서 장비 규모 면에서는 적은 수준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무력과시 외에 경축 분위기 조성에 보다 중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대규모 병력 참여와 각종 부대행사 개최로 군의 사기진작을 도모하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당 창건 행사 노력동원 등으로 인한 민심이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