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원 무례는 당연한거냐”… “성차별 발언” 시끌

청와대 비서실·경호실·국가안보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23일 국정감사에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의원들을 향해 “웃지 말라”고 핀잔을 준 것을 놓고 여야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현 수석은 이날 국감 오후 세션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견해를 밝히는 도중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을 향해 “답변 도중 웃지 마세요”라고 쏘아붙였다.

현 수석의 발언을 두고 운영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야당 의원들을 향해 그런 것 같은데, 매우 적절치 못하다”며 원유철 운영위원장에게 “현 수석의 사과를 받아달라”고 하면서 한바탕 입씨름이 시작됐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어디 국감장에서 그런 태도가 가능하느냐”고 현 수석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우리나라의 남녀평등이 빨리 실현돼야 한다고 생각되는 게, 여성의 무례는 당연한 거고 남성의 지적은 쩨쩨하고 매너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청와대 참모진을 향해 “말조심 하라”고 지적했던 최민희 의원 등 새정치연합 여성 의원들을 겨냥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 의원의 발언을 놓고 새정치연합 여성 의원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났다.

이언주 의원은 김용남 의원을 향해 “어떻게 국회의원이 돼서 남녀 운운 하시냐”며 “성차별적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은 이를 맞받아 “(여성 의원이) 남성 의원더러 쩨쩨하다고 해도 문제 제기를 안 했다. 누구는 속이 없어서 그러는 줄 아느냐”고 반박했다.

현 수석이 “(일부 야당 의원이) ‘문고리 권력’이라는 표현을 썼고,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표현도 썼다”며 “마치 죄인 취급받는 수모감에 ‘웃지 마시라’고 한 건데,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사과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졌다.

이춘석 의원은 “자존심이 상했다고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정말 사과인지도 심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언주 의원은 “’문고리 권력’은 언론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용어인데, 그것을 모욕적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굉장히 편협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원 위원장이 “현 수석의 사과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정회를 선언해 가까스로 상황이 수습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