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문·안·박 체제’ 카드 후폭풍…최고위서 공개 충돌

野, ‘문·안·박 체제’ 카드 후폭풍…최고위서 공개 충돌

입력 2015-11-20 14:09
수정 2015-11-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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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용 “대표가 나눠먹기해도 되냐” 공개사과 요구… 문재인 “최고위 사전상의 못한 것 미안…지혜 모아달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구성 제안 이후 당내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당 중진과 중간지대를 중심으로 호응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입장표명을 유보한 가운데 비주류는 “문 대표가 우리를 공천요구 세력으로 낙인찍었다”고 반발하는 등 당이 혼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현재 당 상황의 축소판이나 다름없었다. 비공개 사전회의에 이어 공개회의에서도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지없이 표출됐다.

비공개 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광주에서 최고위원들의 거취와 직결될 수 있는 문·안·박 구상을 사전 상의도 없이 불쑥 제안한 점, 비주류를 반혁신세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점을 비판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문 대표는 “미리 최고위원들과 상의하지 못한 것은 양해해달라. 이 사안의 성격상 미안하게 됐다”는 유감을 표시한 뒤 최고위원들의 거취에 대해서도 “정당사에 한 번도 없었던, 가보지 않은 길이다.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비주류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그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신당추진위 행사가 있었고 광주 여론이 인적쇄신론도 있어서 거기에 맞불 성격으로 한 것이지, 비주류 전체를 폄훼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 최고위원은 “대표도 상의 없이 공개로 했으니 나도 공개적으로 말하겠다”고 맞서 결국 공식석상에서 이견이 드러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문 대표는 “문·안·박 연대는 당 전체 단합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주 최고위원이 “대표 혼자 이렇게 나눠먹기 해도 된다는 말씀이냐”며 면전에서 문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순간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문 대표의 표정은 굳어졌다.

반면 전병헌 최고위원은 “문·안·박 연대는 우리 당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힌 뒤 안 전 대표가 제안한 당 수권비전위원회를 고리로 문·안·박 연대를 성사시키자고 중재안을 냈다.

그러나 문 대표가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했다 중태에 빠진 백남기씨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발언 직후 병원으로 향하는 바람에 더 이상 논란이 커지지는 않았다.

이날 회의에는 오영식 추미애 최고위원이 불참했다.

오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최고위원들의 권한과 진퇴가 협의없이 언급되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한 바 있어 이런 불편함 탓에 불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는 지난 9월 문 대표의 재신임투표 논란 와중에 사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비주류 역시 부글부글 끓었다. 김동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한 사람 중 공천에 대해 말한 사람이 있었냐. 우리의 진정성을 이런 식으로 폄하하고 매도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저는 절대 문 대표에게 공천을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비주류는 삼삼오오 회동을 이어가면서도 안 전 대표가 공식 입장을 밝힐 때까지는 집단적 대응을 자제하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안 전 대표는 여전히 ‘의견을 더 들어보겠다’며 사흘째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측근 그룹에서는 수용 불가론이 우세하지만 안 전 대표가 오는 24일 부산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제안을 꺼내들며 반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와 전격적으로 회동해 문·안·박 구상을 설명하고 안 전 대표의 협력을 요청하는 것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비공개회의 때 “당내에 문·안·박 구상에 대한 공감대가 있지 않나. 안 전 대표도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 측은 “회동과 관련해 연락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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