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당대회 출마 가시화에 당내 신경전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홍 시장은 16일 페이스북 글에서 “총선을 망친 주범들이 당권을 노린다고 삼삼오오 모여 저리 난리 치니 참 뻔뻔하고 어이없는 당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총선 망치고 지방선거 망치면 차기 정권 재창출할 수 있겠나. 그냥 이재명에게 나라 갖다 바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다음달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되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총선 망쳐 국회 난장판 만들어 놓고 윤 정권도 어려운데 자숙해야 할 총선 참패 주범들이 저리 날뛰니 보수정권 앞날이 참으로 암담하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페이스북
나경원 의원은 국민 여론조사를 20% 반영하는 ‘전대 룰’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전장이 국회이다 보니 원외 당 대표는 여러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라며 한 전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견제했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패배한 당이 아니라 승리한 당의 모습 같다”며 “총선 패배 책임지고 사퇴한 분도 그 자리에 다시 나오겠다고 한다. 그러면 뭐 하러 사퇴했나”라고 한 전 위원장을 직접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8 대 2 전당대회 룰은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미흡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오로지 특정인의 출마, 그리고 계파나 권력 충돌 여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고 우려했다.
총선 전 인적 쇄신 요구에 따라 대표직을 내려놨던 5선 중진 김기현 의원은 “실패한 리더십은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점차 목소리를 높이며 맞섰다. 당내 친한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장동혁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원외 인사 한계론’, ‘총선 책임론’을 반박했다. 장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 지금까지 비대위원장으로 모신 분들은 대부분 다 원외 인사였고, 작년 우리 당이 어려웠을 때 한 전 위원장을 모셨을 때도 원외였다”며 “그때는 원외가 괜찮고, 지금은 원외가 안 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책임도 여러 차례 말했다. 굳이 다시 말씀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SBS 라디오에서 “어느 사안이든 양론이 있지만, 정치는 본인이 하는 것”이라면서 “리스크도 본인이 지는 것이니까 (결정은) 본인한테 맡기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2대 총선 이후 출범한 소장파 모임 ‘첫목회’ 멤버인 초선 김재섭 의원의 행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의원은 친윤계 지원을 받아 출마를 검토한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제 정치적 소임은 친윤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쳐놓은 사람들을 개혁하는 것으로, 친윤계 지원을 받을 생각이 없다”며 “당이 어려운 상황이고 제 역할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당 개혁에 앞장설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