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합영투자위가 외자 유치 전권 장악”

“北, 합영투자위가 외자 유치 전권 장악”

입력 2011-01-21 00:00
수정 2011-01-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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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전무한 대풍그룹 대체…中과의 경제합작 주도

지난해 말 중국 상무부와 압록강 섬 황금평 및 라선특구 합작 개발에 합의한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가 북한의 투자 유치 전권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발족한 합영투자위가 북한의 투자 유치를 지도, 관리하는 국가적 중앙지도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소식통들은 북한 내각 인사를 인용해 “합영투자위는 외자 유치와 합영, 합작 등 외국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통일적으로 지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북한의 국가적 중앙지도기관”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은 외국과의 합영이나 합작 등 외자 유치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국가적 중앙지도기관이 관리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데 합영투자위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

국가적 중앙 지도기관은 북한이 라선특구 투자 유치 촉진을 위해 지난해 3월 개정한 ‘라선 경제무역지대법’에도 등장하는 조직으로, 이 법은 라선특구 개발을 국가적 중앙 지도기관이 관리감독한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1월 북한 국가개발은행의 투자유치 창구로 발족했던 조선대풍국제그룹이 지난 1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한 가운데 합영투자위가 그 대안으로 부상, 외자 유치와 합영, 합작을 전담 관리하고 있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합영투자위가 발족한 이후 모든 합영, 합작 사업의 추진과 심의를 전담하고 있다”며 “외자 관련 사업은 모두 합영투자위의 승인과 관리감독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합영투자위가 외자 유치의 전권을 확보하면서 위상이 실추되긴 했지만 북한 당국은 대풍그룹도 여전히 존속시키고 있다”며 “대풍그룹의 박철수 총재가 개인적인 인맥을 동원, 외자를 유치한다면 나쁠 것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자신했으나 1년간 실적이 전무한 박 총재의 능력에 대해 북한 내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면서 사실상 도태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합영투자위는 지난해 7월 합영투자지도국을 확대, 개편한 조직으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 주도하고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해외 비자금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리철((李徹.75) 전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가 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조선중앙통신이 합영투자위 발족 사실을 보도할 때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3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에 맞춰 이례적으로 체류비 전액을 부담하며 중국 내 조선족 기업인 30여 명을 초청,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일영 부위원장이 이끄는 합영투자위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중국 상무부와 라선특구와 압록강의 섬인 황금평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해를 넘길 것으로 관측됐던 신압록강대교 착공식도 지난해 12월 31일 치러내면서 중국과의 경제합작 교섭 창구로 떠올랐다.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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