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구조팀 갱도 파는 기술 세계최고”

“칠레구조팀 갱도 파는 기술 세계최고”

입력 2010-10-14 00:00
수정 2010-10-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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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방재청이 본 기술수준

칠레의 매몰 광부 구조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소방방재청 119구조대의 백근흥(52) 긴급기동팀장은 올해 초 아이티 지진 구호활동 때 함께 작업하기도 했던 칠레 구조팀 수준에 대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백 팀장은 “이번 구조가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깊이가 깊어서 애를 많이 먹었을 것”이라면서 “칠레 구조팀의 갱도 파는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건축물이 붕괴하면 구출로를 뚫는 동시에 무너지지 않도록 나무 등의 구조물로 떠받치는 ‘쇼링’ 작업이 필요하다. 지진 빈발국으로 인명구조 경험이 풍부했던 칠레구조팀의 이 기술은 확실히 본받을 만했다는 설명이다.

백 팀장은 “매몰 깊이가 700m에 이르는 만큼 구조통로를 새로 내는 동안 2차 붕괴로 인해 매몰된 사람들이 추가로 부상, 사망할 위험이 커 극히 위험한 구조작업이었다.”면서 “침착하게 첫 구조를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특이할 점은 이번 구조는 위에서 수직으로 파내려 가는 기법만 동원했다는 것이다. 통상 지하 갱도에 갇힌 사람을 구할 경우 위에서 수직으로 파내려 가는 한편으로 옆에서도 통로를 확보해 두 방향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구조가 가능할까. 우리는 칠레처럼 몇백m 깊이의 광산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광산이 폐쇄된 데다 깊이도 깊지 않고 신규 광산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 1970~80년대 일어났던 광산 매몰 사고도 깊어봤자 30~50m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맨홀 등지에서 인명사고가 일어날 개연성은 충분하다. 백 팀장은 “깊이 30m 정도 맨홀에서 매몰사고가 일어난다면 이번 칠레사고처럼 유압을 이용한 굴착기로 위에서 통로를 확보하는 방법이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2010-10-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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