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자옥아’ 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 가수 박상철(43)이 양은이파 재건 세력과 연루됐다는 소문에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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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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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연합뉴스
박상철은 3일 여러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양은이파 두목이었던) 조양은은 알지도 못한다.”면서 “경찰청 홍보대사인 내가 그런 일에 연루되어 있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내용 자체도 알지 못한다. 그러한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들었다.”면서 “공인이기에 루머에 휩쓸릴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오해는 확실하게 풀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콘서트 준비에 매진하고 있을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유흥주점과 숙박업소를 운영하면서 폭행과 금품 갈취, 성매매 알선 등을 일삼은, 조양은(61)의 후계자 김모(50)씨 등 양은이파 간부와 조직원 4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1970~1980년대 전국 3대 폭력조직 가운데 하나로 활동한 ‘양은이파’의 재건을 노리던 조직폭력배들을 일망타진 한 것. 검찰은 이와 함께 1980년대 유명 음악그룹 ‘강병철과 삼태기’의 멤버로 활동했던 가수 박모(51)씨 등 양은이파 추종 세력 2명을 불구속 기소했는데, 수사결과 발표 당시 트로트 가수 박모씨라고 공개돼 ‘무조건’을 부른 박상철이 오해를 샀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상철을 지목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일부 인터넷 언론은 이를 그대로 기사화해 헛소문이 밑도 끝도 없이 퍼져나갔다.
양은이파는 1996년 영화 ‘보스’에 출연하기도 했던 조양은이 1970년대 만든 조폭 조직으로 김태촌의 ‘서방파’, 이동재의 ‘OB파’와 함께 국내 폭력계를 삼분했다. 이번에 구속기소된 김씨는 조직 두목급으로 1978년 광주에서 상경해 양은이파에 가입한 뒤 2009년 조양은으로부터 공식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또 1989년 조양은과 특별면회한 뒤 조직 후배와 함께 서울의 한 술집에서 조양은에게 반기를 든 부두목 박모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전치 11주의 중상을 입혀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14년 5개월간 복역한 뒤 2005년 출소했다.
김씨는 다른 부두목 정모(46)씨 등과 함께 조직 재건을 목적으로 폭력배 40여명을 규합해 룸살롱 4곳과 모텔을 운영하며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강남에 룸살롱을 차려 33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78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룸살롱 실내장식 업자들에게 공사비를 부풀렸다고 트집을 잡아 미지급 공사금 1억 4500만원을 포기토록 한 데다 이미 지급한 공사금 2억 4000만원도 되돌려받았다. 게다가 2억 4000만원을 빌린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하자 조직원을 시켜 둔기로 폭행하고 보름 동안 모텔 등지에 감금해 8억원 상당의 양식장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룸살롱 4곳 가운데 3곳은 현재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김씨가 2004년 교도소 수감 중 작성한 ‘보스의 전설은 없다’라는 제목의 자서전 초본을 입수하기도 했다. 제목대로 조양은의 전설을 부정하는 내용이었다. 초본에는 1989년 9월 순천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조양은을 특별면회해 “부두목 박씨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조양은은 1996년 박씨에 대한 살인미수 공범으로 구속 기소됐으나 “개인적인 감정으로 일을 저질렀을 뿐 조양은과는 무관하다.”는 김씨의 증언 번복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자서전을 통해 조양은의 살해 지시가 있었음이 확인됐으나 조양은의 살인미수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뿐 아니라 현행법상 무죄판결은 재심 사유가 되지 않아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서전 내용과 관련, “조양은과 사이가 어긋났을 때 그냥 끄적거린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은은 현재 출소한 상태지만 조직의 원로일 뿐 왕성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