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세월호 참사와 안이한 공천이 패배 원인
6·4 지방선거 대전지역 개표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압승했다.5일 대전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대전시장과 함께 5명의 구청장 후보 가운데 4명이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덕구청장 1석을 건지는데 그쳤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자유선진당이 3석을 얻었고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1석을 얻었다.
대전시장 선거의 경우 개표 마감 결과 권선택 새정치연합 후보가 박성효 새누리당 후보를 2만1천366표(3.3%) 차이로 누르고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구청장 선거에서 한현택 동구청장, 박용갑 중구청장, 허태정 유성구청장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재선에 성공했고, 장종태 서구청장 후보도 접전 끝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박수범 대덕구청장 후보만이 당선됐다.
시의원 선거에서도 새정치연합은 정원 19명(비례대표 3명 제외) 중 13명이 당선되면서 집행부와 의회를 장악하게 됐다.
이에 따라 권선택 시장 당선인이 자신의 구상대로 시정을 추진하는데 제도상으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견제 기능이 약해지면서 집행부의 행정 독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압승 배경으로 세월호 참사에 따른 무능정권 심판론이 표심으로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 대전지역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대형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2006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피습 사건을 계기로 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 모두 한나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고, 세종시 수정안 문제가 불거진 2010년에는 자유선진당이 압승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의 안이한 공천도 새정치연합이 승리하는 데 한 몫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일부 현역 기초단체장들이 공천 과정에 불만을 토로하며 탈당해 새정치연합으로 옮겨가면서 지지세가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상민 새정치연합 대전시당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와 여당의 무능력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표심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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