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고분서 백제 금동신발 출토
거의 원형을 유지한 5세기 후반 백제 금동신발 한 쌍이 전남 나주시 복암리 고분군(사적 제404호)과 인접한 정촌 고분(나주시 향토문화유산 제13호)에서 발견됐다.
나주 연합뉴스
마한시대 수장층 돌방무덤 출토물전남 나주시 정촌 고분 1호 돌방무덤에서 출토돼 23일 공개된 5세기 후반의 백제 금동신발. 길이 32㎝의 이 신발은 발굴 당시 무덤 입구에서 흙에 반쯤 묻힌 채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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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촌 고분에서는 옥과 유리를 가공해 만든 장신구도 발견돼 연구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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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촌 고분에서는 고리칼도 발견돼 연구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계는 벌집형 고분인 이 무덤의 주인이 마한·백제권 시대에 주변국과 교류하며 살았던 토착세력의 지도층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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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삼국시대 복암리 일대 마한 세력의 세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정촌 고분 일대에서 발굴 조사를 벌여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정촌 고분은 마한시대 수장층의 돌방무덤(석재를 쌓아 만든 무덤)이며, 출토 유물들은 백제는 물론 신라, 가야와의 교류 흔적을 보여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성백제 시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신발은 길이 32㎝, 높이 9㎝, 너비 9.5㎝로 발등 부분에는 용 모양의 장식이 있다. 또 발목 부분에는 금동판으로 된 덮개가 달렸다. 바닥에는 연꽃과 도깨비 문양을 투조와 선각으로 꾸며 화려하게 장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유물이 백제의 지방 지배와 관련된 하사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상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장은 “그간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창 봉덕리, 공주 수촌리, 고흥 안동 고분 등지에서 백제 금동신발이 발견됐으나 부분적으로 훼손되거나 일부 장식이 손상된 채 수습됐다”면서 “이번에 발굴된 금동신발은 장식까지 완벽한 상태”라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금동신발은 백제와 관련이 깊은 유물로, 백제가 영산강 유역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시점과 토착 세력과의 관계 등 당시의 정치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10-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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