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위해 일할, 공약 이행할 후보 뽑겠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연일 확산하면서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성남중원 판세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성남시 중원구는 1960년대 서울 철거민 수용을 위해 급조한 도시다. 구릉지가 많고 평지 공원은 거의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해 도시정비(재개발)에 대한 요구가 높은 곳이다.
애초 정치권에서 여당 우세지역으로 평가됐지만, 유권자 성향만 볼 때는 야당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신상진 후보는 46.11%, 야권 연대 후보였던 구 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는 46.77%를 각각 얻어 불과 654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의 경기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 지역에서는 5.73%p 뒤졌다. 성남시장 선거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이재명 시장이 여당 후보에 14.52%p 앞섰다.
16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세월호 추모 분위기와 소위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담한 반응까지 더해 선거 분위기는 썰렁했다.
성남동 성호시장에서 40년 넘게 채소가게를 운영해 온 김정숙(62·여)씨는 “지역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성완종 리스트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사람보고 뽑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단독주택이 밀집한 은행1동에서 45년을 산 한모(75)씨는 성완종 파문에 대해 묻자 “국내 정치가 언제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있었냐”며 “낙후된 중원구를 빨리 재개발할 수 있는 추진력 있는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1공단 주변에 있는 하대원동 자이아파트 주민 우모(43·직장인)씨는 “성남시 정책과 연속성있는 공약이면 실천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금광동 남한산성입구역 인근에서 만난 20대 후반의 한 직장인은 “후보 3명이 출마한 건 아는데 정국이 어수선해져 선거 쟁점조차 모르겠다”며 “1년짜리 국회의원 뽑는데 공약으로 판단하기도 그렇고 솔직히 관심이 안간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함께 있던 30대 직장인은 “성완종 리스트로 시끄러운데 돈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다 똑같다”며 “절차대로 수사해 보고 부족하면 그때가서 대안을 찾으면 좋을텐데 정치권은 우선 싸움부터 하면서 시작하니…”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신상진, 새정치연합 정환석, 무소속 김미희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이지만 세월호 1주년과 겹친 점을 감안해 이날은 추모 분위기 속에 전통시장, 공단 등을 누비며 기선잡기에 정성을 쏟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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