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구조조정 반발 교수에 “목 쳐주겠다” ‘막말’

박용성, 구조조정 반발 교수에 “목 쳐주겠다” ‘막말’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5-04-21 19:02
수정 2015-04-2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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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75) 중앙대 재단 이사장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학과제 폐지 등 중앙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어난 막말 논란 등으로 비난 여론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박 이사장은 21일 중앙대 재단 이사장과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08년 중앙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중앙대란 학교 이름만 빼고 다 바꾸자”고 선언한 박 이사장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강도 높은 학과 구조조정을 벌여 재학생과 교수, 동문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박 이사장은 이날 입장 발표문을 통해 “최근 중앙대와 관련해 빚어진 사태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학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학내 구성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 이사장은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중앙대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의 ‘목을 쳐 주겠다’는 막말이 담긴 메일을 보직교수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박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이용구 중앙대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낸 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며 “그들(비대위 교수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 주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당시 박 이사장은 중앙대 교수들이 학사구조 개편안에 대해 92.4%가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과 함께 학내 집회를 개최한 데 대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이사장은 또 “(교수들을) 악질노조로 생각하고 대응해야지. (보직교수) 여러분은 아직도 그들을 동료로 생각하고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어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 줄 것”이라고 적었고 다른 이메일에서도 김누리 독문과 교수 등이 주도하는 중앙대 비대위를 변기 세척기인 ‘비데’(Bidet)에 비유해 ‘Bidet委’(비데위) 또는 ‘鳥頭’(조두)라고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박 회장의 보직 사퇴는 중앙대 이사장에서 물러난다는 점이 핵심”이라면서 “이미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지 오래됐고,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실상 모든 업무를 총괄하기 때문에 회사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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