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등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아들 방화 가능성

노부부 등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아들 방화 가능성

입력 2016-12-28 14:39
수정 2016-12-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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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현장서 ‘사업 실패 비관’ 담긴 아들 유서 확인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난 주택에서 80대 노부부와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28일 오전 7시 50분께 밀양시 초동면의 한 단독 주택에서 “불이 난 흔적이 있는데, 아수라장이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치매 할머니를 돌보러 간 요양보호사는 현장을 목격하고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집에서 박모(88·여) 씨와 남편 김모(89) 씨, 아들(60) 등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혼자서는 거동이 불가능한 박 할머니는 불에 완전히 탄 안방에서, 김 할아버지와 아들은 그을음 흔적이 있는 거실 바닥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요양보호사는 “전날 밤 할머니 가족으로부터 ‘할머니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했다. 아침에 잘 살펴봐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검안 결과 세 명 모두 외상은 없었으며, 질식해 숨진 것으로 일단 파악됐다.

검안의는 시신 상태 등으로 미뤄 화재 발생 시간이 이날 0시에서 오전 2시 사이인 것으로 추정했다.

불은 안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안방이 이중창과 닫힌 출입문으로 막혀 있던데다 안에 탈 만한 집기가 거의 없어 불이 번지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거실에서는 바가지가 발견된 점에 미뤄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불을 끄려다가 유독 가스에 질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숨진 세 명은 아들 김 씨가 사업에 실패해 부모 집으로 내려온 뒤 수 년가량 함께 산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평소 많은 빚 때문에 힘들다며 가족 등에게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김 씨가 부모에게 ‘빚을 갚게 도와달라’고 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부부는 일부 땅을 보유하는 등 형편이 어렵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들 김 씨는 밀양에서 감 농장일을 돌보기도 했지만 특별히 하던 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실 책상 위에는 아들 김 씨가 사업 실패에 대한 한탄을 담은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신변 비관과 더불어 ‘엄마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측은 “화재 발생 전후 상황에 대해서는 수사가 더 필요하다”면서도 유족과 요양보호사 진술 등으로 미뤄 아들이 방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진행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려고 부검을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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