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에 처음 위로됐다” 5·18 때 아들 잃은 아버지의 눈물

“38년 만에 처음 위로됐다” 5·18 때 아들 잃은 아버지의 눈물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18 13:41
수정 2018-05-1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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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서 8살 창현군 행방불명 사연 공연…“행불자 찾게 양심선언 해달라” 호소

“오늘 우리 아들 사라진 뒤로 38년 만에 처음으로 위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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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광주의 눈물’
‘마르지 않는 광주의 눈물’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이창현군(당시 8세)의 아버지 이귀복 씨(왼쪽에서 세번째)가 기념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5.18 연합뉴스
5·18 때 행방불명된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찾아 전국을 헤맨 80대 아버지 이귀복씨는 18일 열린 5·18 38주년 기념식에서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냈다.

1980년 5월 초등학교 1학년 만 7살의 나이에 행방불명된 아들 이창현군과 자신의 이야기가 이날 기념식에서 배우들의 공연으로 눈앞에 펼쳐졌다.

창현군과 이귀복씨의 사연은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에 배우들의 현장 공연을 접목한 ‘씨네라마’ 형식으로 소개됐다.

기념식장 맨 앞줄에서 다른 유족들과 함께 앉아 있던 이씨는 “우리 창현이 못 보셨어요?”라고 외치며 등장하는 배우 남경읍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5·18 희생자 시신이 안치된 병원들을 돌며 의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아들의 행방을 묻는 장면에서 이씨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시신 암매장 추정지 발굴 작업을 재현한 장면에서는 배우 남경읍의 대사에 공감하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남경읍이 “뼛조각이 안 나와서 다행이다 자식 무덤이라도 온전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도 했지만, 막상 이곳에 오니 뼛조각이라도 나오면 내 새끼 다시는 못 보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자 이씨는 다시 한 번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쳤다.

이씨 옆에 자리 잡은 박관현 열사 누나 박행순(68·여)씨는 이씨의 손을 꼭 붙잡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의 눈물과 함께 기념식장에도 공연 내내 빗줄기가 그치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후 무대 위에 오른 이씨는 아들을 찾아 팔도강산을 헤맨 아버지의 심경을 담담히 밝혔다.

서울시립묘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 용미리에서 시신 18구가 봉분도 없이 한꺼번에 매장돼 있는 것을 봤던 사연도 풀어냈다.

이씨는 “나는 지금도 5·18 행방불명자가 거기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시신이 서울 지역의 무연고 사망자라고 말하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키우던 개가 죽어도 이렇게 파묻지는 않는다’고 따져 물었다”고 회고했다.

창현군을 잃고 그동안 제사도 제대로 지내지 못했다는 이씨는 “오늘 우리 창현이 제사를 지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공연을 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심정이다. 이렇게라도 해주셔서 내 마음이 기쁘다. 오늘 우리 아들 죽은 뒤로 내 마음이 처음으로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기념식이 끝난 뒤 행방불명자 묘원 10-44에 있는 창현군의 묘비를 찾아 아들의 사진과 묘비를 쓰다듬었다.

창현군은 군사 기록 등에서 또래 어린이의 총기 사망 자료가 확인되면서 뒤늦게 행방불명자로 공식 인정됐다.

이씨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행방불명자 가족이 유골조차 못 찾아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공수부대원들이 지금이라도 양심선언하고 진실을 말해준다면 큰절이라도 올리겠다”며 아들을 찾고 싶은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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