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 간호해주실 분” 60만원 ‘꿀알바’? “목숨 아껴라” 왜

“여자아이 간호해주실 분” 60만원 ‘꿀알바’? “목숨 아껴라” 왜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5-01-14 12:10
수정 2025-01-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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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 거짓 구인글 올려 여성 유인
프로필 사진 요구하고 픽업 제공 안내
경찰, 피해자 감금한 20대 남성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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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 다음 카페에 올라온 ‘이거 당근 알바 60만원 준다는데 진짜일까’라는 제목의 글에 첨부된 아르바이트 공고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9일 한 다음 카페에 올라온 ‘이거 당근 알바 60만원 준다는데 진짜일까’라는 제목의 글에 첨부된 아르바이트 공고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하반신 마비 여동생을 간병해 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려 이를 보고 찾아온 여성을 감금한 2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해당 구인 공고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 다음 카페에는 지난 9일 ‘이거 당근 알바 60만원 준다는데 진짜일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구인 공고 캡처 이미지를 올리면서 “밤 새워야 되는 거긴 한데 60만원이다. 지원해볼까”라며 카페 이용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건당 60만원’으로 적혀 있는 해당 구인 공고는 “하반신 마비 여자아이 간호해주실 분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구인 공고 작성자는 “인원 갑자기 펑크 나서 급구한다. 하는 일은 많이 없고 대화 나눠주시면서 놀다가 취침 준비하시고 일어나셔서 청소 및 아침식사 준비 정도해주시면 된다. 중간중간 화장실 동행도 해주셔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나이가 어리고 겁이 많은 친구라 비슷한 나이 동성 우대한다”며 여성 지원자를 구했고, “(당근) 프로필 사진을 본인 사진으로 변경 후 지원해달라”며 지원자의 사진도 요구했다.

구인 공고를 보면 근무지는 경기 가평, 근무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12시간이었다. 픽업지에서 출퇴근 픽업해주고 희망시 집 앞 픽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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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 다음 카페에 올라온 ‘이거 당근 알바 60만원 준다는데 진짜일까’라는 제목의 글과 댓글 일부(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9일 한 다음 카페에 올라온 ‘이거 당근 알바 60만원 준다는데 진짜일까’라는 제목의 글과 댓글 일부(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60만원짜리 아르바이트 지원을 망설이는 글쓴이에게 카페 이용자들은 “찝찝하고 무섭고 가평이라 도망 못 간다”, “목숨 아껴라”, “저런 건 300번 의심해도 부족하다” 등 만류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글쓴이는 “맞네. 지원 안 해야겠다”며 수긍했다.

한편 경기 가평경찰서는 지난 13일 납치 및 감금 혐의로 20대 A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7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20대 여성 B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워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의 한 펜션으로 납치해 약 이틀간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하반신이 마비된 여동생이 실제로는 없음에도 ‘하반신 마비인 여동생의 간병인을 구한다’는 허위 글을 작성하고 이를 보고 연락해 온 B씨를 미리 예약해 둔 가평 펜션으로 데려가 감금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11일 B씨의 지인이 “연락이 두절됐으며 범죄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만난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씨의 차량을 특정하고 도주 경로를 추적했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5시 10분 청평면의 한 주차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차량 안에 있던 B씨는 다행히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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