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싹 마른 동해안, 커지는 ‘산불 악몽’

바싹 마른 동해안, 커지는 ‘산불 악몽’

김정호 기자
김정호 기자
입력 2025-01-16 15:12
수정 2025-01-16 15:1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역에 건조특보…눈다운 눈도 안내려
당국 산불예방본부·진화헬기 조기 가동

이미지 확대
6일 오후 7시쯤 경북 울진군 북면 사계리 일대야산 정상에서 길이 약 1km의 거센 불길이 일며 산등성이를 태우고 있다. 2022.3.6 연합뉴스
6일 오후 7시쯤 경북 울진군 북면 사계리 일대야산 정상에서 길이 약 1km의 거센 불길이 일며 산등성이를 태우고 있다. 2022.3.6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역대급 산불이 덮쳐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동해안에서도 건조하고 눈·비가 오지 않는 날이 이어져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소방과 산림당국은 3년 전인 2022년 3월 강원 강릉, 동해, 삼척과 경북 울진 등 동해안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번졌던 악몽을 떠올리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강원 고성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전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강릉에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30일째 건조주의보나 건조경보 등의 건조특보가 발령됐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47일 동안 울산에 건조특보가 내려진 날은 40일에 달한다. 부산과 경남 양산에도 일주일 넘게 건조특보가 지속되고 있다.

동해안은 대지가 바싹 마른 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고 있다. 이날 강릉 산간 등에는 순간 최대풍속 10㎧가 넘는 강풍이 불었다.

동해안에는 극심한 겨울 가뭄까지 들어 산불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강릉과 동해, 속초, 삼척, 고성, 양양 등은 지형적 특성상 매년 겨울 폭설이 내리지만 올해는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속초의 누적 강수량은 3.2㎜로 30년 평균치인 평년값(83.6㎜)의 4%에도 못 미친다. 같은 기간 울진의 누적 강수량도 16.3㎜에 그쳤다. 평년값은 82.1㎜로 5배 이상 많다. 이달 들어 포항에 내린 강수량은 0㎜로 집계됐다.

이처럼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자 소방, 산림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는 산불방지대책본부를 당초 계획보다 2주 이상 앞당긴 지난 13일 가동했다. 산불방지센터 상황실이 24시간 체제로 전환됐고, 3400ℓ급 중형을 포함 진화용 헬기 8대가 배치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산불 발생이 위험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며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이달 초부터 산불전문예방진화대 10여명으로 야간비상대기조를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동부지방산림청은 다음달 봄철 산불조심기간에 들어가기 앞서 산불상황실과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신속 대기조를 조기 운영하는 등 산불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이미지 확대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 엿새째인 9일 삼척 원덕읍 월천리 일대 산림이 불에 타 까맣게 그을려 있다. 2022.3.9 뉴스1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 엿새째인 9일 삼척 원덕읍 월천리 일대 산림이 불에 타 까맣게 그을려 있다. 2022.3.9 뉴스1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