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산불 ‘불똥’…진화 헬기 도입 차질로 산불 대응 ‘비상’

LA 산불 ‘불똥’…진화 헬기 도입 차질로 산불 대응 ‘비상’

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입력 2025-01-26 12:04
수정 2025-01-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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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헬기 반출금지에 중형으로 긴급 대체
국외 경쟁입찰 등 절차로 4월에 국내 배치 가능
관계기관 헬기 지원, 이동식 저수조 확대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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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불 진화 주력 헬기인 러시아산 카모프(KA-32)가 부품 공급 중단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23일 국산 ‘수리온’ 헬기 2대가 현장 배치됐다. 산림청
국내 산불 진화 주력 헬기인 러시아산 카모프(KA-32)가 부품 공급 중단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23일 국산 ‘수리온’ 헬기 2대가 현장 배치됐다. 산림청


20일째 이어지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 여파로 우리나라 산불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봄철 산불 조심 기간(2월 1~5월 15일)에 맞춰 해외에서 들어오려던 진화 헬기 확보에 차질이 빚어졌다.

26일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 위험시기인 3월부터 미국에서 임차할 계획이던 대형 헬기(담수량 5000ℓ 이상)가 미국 정부의 ‘반출 금지령’으로 무산됐다. 산림청은 주력 헬기인 러시아제 카모프(KA32)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 조달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헬기를 임차하고 있다. 미국의 시누크(CH-47) 5대와 오스트리아의 슈퍼 푸마(AS-332) 2대 등 7대를 2~5월까지 가동했다.

올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카모프(담수량 3000ℓ) 29대 중 8대가 운항 중단되면서 전력이 약화했다. 산림청은 국산 수리온 헬기 2대(4000ℓ)를 도입하고, 진화 능력이 검증된 미국의 시누크(9450ℓ)와 중형인 오스트리아의 슈퍼 푸마(4200ℓ)를 들여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LA 산불로 대형 헬기 도입이 어려워지자 중형 2대로 대체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다만 해외 헬기 임차는 국외 경쟁입찰로 진행돼 실전 투입은 빨라야 4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더욱이 카모프도 다른 기관이 보유한 헬기 부품을 활용하는 비상 대책을 마련했지만 보유 헬기의 70% 이상이 20년 이상으로 노후돼 비행시간에 따른 점검 및 부품 교환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2023년 봄철 산불기간 카모프 가동률이 62%로 하락했고, 2024년은 부품 공급 차질로 비행시간이 예년의 20%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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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불 진화 주력 헬기인 러시아산 카모프(KA-32)가 부품 공급 중단으로 29대 중 8대가 운항 중단됐다. 서울신문 DB
국내 산불 진화 주력 헬기인 러시아산 카모프(KA-32)가 부품 공급 중단으로 29대 중 8대가 운항 중단됐다. 서울신문 DB


산불 진화의 핵심 전력이 헬기를 투입한 ‘공중 진화’라는 점에서 대응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올해 산불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19일 기준 발생한 산불이 29건(6.07㏊), 산불 1건당 피해 면적은 0.2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9배, 2.6배 증가했다. 동해안 지역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설 연휴로 대규모 이동으로 대형 산불 발생 우려가 고조되자 산림청은 지난 24일부터 산불 기간을 가동했다. 설 연휴 첫날인 25일 올해 들어 가장 많은 8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해외에서 도입하는 헬기가 배치되기 전까지 헬기 투입을 최소화해 위험시기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자체·군·소방 등의 헬기 지원과 진화용수 공급을 위한 이동식 저수조 설치 확대 등 진화 역량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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