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고사 판정에 산림청 “내달 최종 판단”
봄 가뭄에 수분 스트레스 심화되면서 수세 약화
녹색연합, 구상나무 집단 고사 형태와 유사 경고
![600여년간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지켜보고 있는 대왕 소나무의 2013년 모습. 산림청](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6/SSC_20250206142851_O2.jpg.webp)
![600여년간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지켜보고 있는 대왕 소나무의 2013년 모습. 산림청](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6/SSC_20250206142851_O2.jpg.webp)
600여년간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지켜보고 있는 대왕 소나무의 2013년 모습. 산림청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을 간다’는 금강소나무가 기후 변화에 신음하고 있다. 600여년간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지켜보던 대왕 소나무마저 기후 스트레스로 쓰러진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고사’ 상태로 판정했다.
6일 산림청과 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울진 대왕 소나무는 현재 솔잎이 떨어지고 잔가지 끝의 솔방울과 솔잎이 갈색에서 회색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수세 약화 현상이 확인된 후 10월부터 솔잎이 붉은색과 갈색으로 변화했다. 산림청은 주변 고사목 제거와 양분·수분 공급, 노출된 뿌리 객토 등 보호조치를 시행했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다만 수분 흐름이 관측되고, 활력도가 낮아지는 추세나 지난해 12월 기준 ‘건강’(76 이상) 수준인 80.9로 측정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모든 가지의 색이 변하는 등 외관상 고사한 것으로 보이나 활력도가 정상이어서 사망선고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3월 재측정 후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왕 소나무는 울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금강소나무숲길 제4구간 안일왕산 정상에 있다. 둘레 5m, 높이 14m로 수령이 600살이 넘는 거목으로 2014년 보호수, 2021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금강송 고사는 봄 가뭄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수분 스트레스로 수세 약화 및 병해충 피해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추정된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자생식물이자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한 구상나무가 멸종위기종으로 전락한 것처럼 금강송의 집단 고사 형태가 유사해 위기감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폭염 후 수세가 약화가 확인된 울진 대왕 소나무는 12월 잎이 떨어지고 가지 색이 변하면서 외관상 고사 상태를 보이고 있다. 녹색연합](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6/SSC_20250206142911_O2.jpg.webp)
![지난해 폭염 후 수세가 약화가 확인된 울진 대왕 소나무는 12월 잎이 떨어지고 가지 색이 변하면서 외관상 고사 상태를 보이고 있다. 녹색연합](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6/SSC_20250206142911_O2.jpg.webp)
지난해 폭염 후 수세가 약화가 확인된 울진 대왕 소나무는 12월 잎이 떨어지고 가지 색이 변하면서 외관상 고사 상태를 보이고 있다. 녹색연합
기후변화로 인한 금강소나무 피해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금강송 군락지인 울진·봉화 5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4900그루, 2022년 조사에서 6025그루의 고사목이 확인됐다. 울진 소광리(3725㏊)에는 수령 200년 이상인 금강송이 8만 5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강원 삼척 풍곡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내 10개 지점에서도 집단 고사가 발생했다. 2023년 ‘국립공원 소나무 고사 실태 조사’에서는 금강송 고사율이 설악산 47.8%, 치악산 40.4%, 태백산 38.5%에 달했다.
서 위원은 “집단 고사가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규명해 실효성 있는 보존 대책 마련과 기후 위기 적응을 위한 특별관리가 필요하다”면서 “기후 영향이 적은 건강한 개체의 유전자 확보 및 종자를 채집해 보관하는 작업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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