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을 위한 행진곡·다시만난세계 합창…오월정신 계승
5·18 단체들, “행사위와 방향성 달라” 출범식에 불참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출범식이 12일 오전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렸다. 광주광역시 제공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기리며 민간 주도 행사를 주관할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가 12일 공식 출범했다.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을 주제로 내세운 행사위는 5·18 정신 계승과 함께 5·18 당시와 12·3 비상 계엄을 겪은 세대들의 통합을 이뤄낼 것을 다짐했다.
행사위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와 북구 망월동 5·18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에는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 5·18기념재단 등 지역 유관기관과 시민단체 소속 200여명이 참석했다.
출범식은 5·18구묘역에서 분향·헌화·묵념을 시작으로 국립5·18묘지 2묘역에서의 분향·헌화·묵념, 행진, 1묘역 추모탑 앞에서의 공연 등 순서로 이어졌다.
진도씻김굿과 서양의 진혼곡에서 영감을 얻어 편곡된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의 곡이 울려퍼지고 배우 지정남이 5월 영령들을 추모하면서 쓰인 시 ‘총알받이’를 낭독했다. 소프라노 남연우도 가곡 ‘나 하나 꽃피어’를 부르며 5·18 광주의 희생 정신 계승을 풀어냈다.
특히, 5·18 정신을 기리는 현장마다 불렸던 ‘님을 위한 행진곡’ 그리고 최근 탄핵 찬성 등 집회 현장에서 불린 ‘다시 만난 세계’가 함께 울려 퍼지면서 ‘1980년 5·18과 2024년 12·3 계엄 세대 간 통합’을 염원했다.
출범식 참가자들은 45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5·18 당시의 진상에 대한 규명, 책임자 처벌, 12·3 비상 계엄을 계기로 뭉친 시민들의 5·18 정신 계승 열망을 다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비판한 5·18 단체에 보훈부가 보낸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 공문을 “시대 착오적인 행태”라고 규탄하면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행사위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45년만에 부활한 계엄은 화석화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현실임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밝히지 못한 1980년 5월의 진실이 세대를 넘어 모두의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위는 1980년 5월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를 품고 오월 정신을 계승·구현하겠다”며 “과거와 미래를 잇고, 광장에 나섰던 시민들의 다채로운 열망을 오월 광주로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윤 대통령의 석방 소식에 더 큰 사회적 혼란과 분열이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거리로 나섰다”며 “보훈부는 비판 성명을 낸 5·18 단체를 시대 착오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이어 “45주기 5·18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첫 걸음”이라고 설명하고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아스팔트 위에 섰던 국민들에게 응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병윤 행사위 상임위원장도 “지난해 12·3 비상계엄에 동원됐던 병사와 일선 경찰에게 5·18은 한줄기 빛이었다. 부당한 지시에 대한 저항은 비상계엄을 좌절시킨 요인이었다”며 “1980년 광주의 기억이 2024년 우리를 일으켜 세웠다”고 밝혔다.
한편, 5·18 관련 공법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위 참여 단체로 활동하지 않기로 하고, 출범식에도 불참했다. 행사위와 5·18공법단체가 추구하는 ‘5·18의 방향성’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행사위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는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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