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째인 12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마을은 일상 회복을 위한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폭탄으로 생긴 큰 구덩이는 흙으로 메워졌고, 잘려 나간 나무들도 가지런히 정리됐다.
주택에 깨진 유리창은 임시로 설치한 비닐 막으로 덮었고, 파손된 차들은 이미 현장에서 치워졌다.
일주일 전 아수라장이었던 마을은 서서히 본래 모습을 되찾고 있었지만, 여전히 피해가 심각한 일부 주택에서는 군 당국의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특히 심하게 파손된 주택 주변에는 ‘대피 명령 발령 공고문’이 붙었고,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주민 출입이 제한됐다.
현장 곳곳에서는 복구공사를 위한 차량과 군인, 지자체 등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동면 노곡2리 전투기 폭격 국가재난 선포 및 배상 투쟁위원회’를 꾸리고 사고 현장 주변에 이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폭탄의 충격으로 집이 파손된 강모(55) 씨는 군에서 제공한 텐트와 인근 모텔을 오가며 임시 생활 중이다.
강 씨는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안정제를 먹어야 겨우 잠이 든다”며 “모텔에서 생활하다가 조만간 군 관사로 이동할 예정이지만, 언제쯤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손해사정사들이 피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피해 산정에만 5개월, 군 보상 심의에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최소 1년은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피해가 큰 주민들에게 우선 보상해주고, 절차도 간소화해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포천시와 군 당국, 자원봉사단 등은 사고로 트라우마를 겪는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마을회관에는 공군이 지원하는 물리·한방치료가 진행되고 있으며, 포천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박영란(78) 어르신은 “사고 이후 속이 뒤집히고 변비가 생겼고, 또 열이 있어서 링거를 맞으러 왔다”며 “여전히 불안해서 자다 깨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천시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폭탄의 충격과 함께 집이 파손되자 어르신들은 전쟁 당시 기억까지 떠올리며 불안과 불면증, 식욕 저하 등으로 힘들어하시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빨리 안정을 찾도록 심리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시는 대한적십자사,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함께 전날 오후까지 심리 상담 224건, 심리적 응급처치 152건 등 총 376건의 심리 지원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민간인 29명(중상 2명, 경상 27명)이 다쳤고, 7명은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재산 피해는 건물 164동(전파 2동, 소파 162동)과 차량 12대를 포함해 총 177가구에서 발생했으며, 이재민은 현재 12가구 2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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