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좋아한다” 치마입고 신체검사 받으러 왔다가 …

“남자 좋아한다” 치마입고 신체검사 받으러 왔다가 …

입력 2014-07-13 00:00
수정 2014-07-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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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면제를 받으려고 성호르몬 주사를 맞았더라도 성장기 시절부터 여성으로 살아왔다면 병역법 위반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형사1부 (김용덕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모(22)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병역의무를 피하려고 신체를 손상하고 트렌스젠더 행세를 한다고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김씨는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의무를 면제받는다.

김씨는 2011년 9월 입대했다. 그러나 입대 당일 극도의 공포를 느꼈고, 결국 군 관계자에게 “남자를 좋아한다”며 성정체성 혼란을 고백했다.

김 씨는 10개월 후에 재검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귀가를 통보를 받았다.

집으로 돌아온 김 씨는 성소수자들로부터 “성호르몬 주사를 꾸준히 맞으면 트렌스젠더로 보여 재입소를 안 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10개월간 17차례에 걸쳐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10개월 뒤 김씨는 여장한 채 신체검사장에 등장해 군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검찰은 김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중학생 때부터 꾸준히 여성으로 성전환을 고민하며 성정체성 혼란을 겪어왔고, 고교 때는 여장을 해서 남성과 사귀는 등 애초부터 여성성이 강한 사람이라면 여성호르몬 투여를 병역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은 하나의 계기가 됐더라도, 피고인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여성화를 시도한 점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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