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휴대전화도 못 챙기고 나왔어요”… 출장 가려던 연금국장 급히 세종청사로

직원들 “휴대전화도 못 챙기고 나왔어요”… 출장 가려던 연금국장 급히 세종청사로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6-12-21 22:38
수정 2016-12-2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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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에 뒤숭숭한 복지부

“하던 일 멈추시고 휴대전화는 자리에 놓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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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들이닥친 복지부
특검 들이닥친 복지부 2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부세종청사 내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도 압수수색했다.
세종 연합뉴스
21일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출근해 컴퓨터를 켜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려던 정부세종청사의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직원들은 예고 없이 들이닥친 특별검사팀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검은 정장 차림의 수사관들을 처음 본 한 사무관은 “회의에 참석하러 온 분들인 줄 알았는데, 사무실 밖으로 나가라는 말에 너무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경위를 캐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복지부 연금정책국과 서울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한 이날 복지부는 온종일 어수선했고,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복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2009년 전자바우처 입찰 비리 사건 이후 7년 만이다. 10여명의 특검 수사관은 오전 9시 10분쯤부터 오후 늦은 시각까지 연금정책국을 압수수색했다. 휴대전화도 가지고 나오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쫓겨난 직원들은 문 닫힌 사무실 앞을 떠나지 못하고 복도를 서성거렸다. 삼삼오오 모여 “이게 무슨 일이냐”며 불안해했다.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만 사무실에 들어가 수사관의 지시에 따라 서류와 컴퓨터 파일 여는 것을 도왔다.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압수수색 사실을 보고받고 “상황을 보며 잘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서울로 출장을 가려던 연금정책국장은 급히 세종으로 발길을 돌렸다.

연금정책국의 한 직원은 “가뜩이나 분위기가 뒤숭숭한데 압수수색까지 받으니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점심 이후에는 연금 재정을 담당하는 국민연금재정과만 압수수색을 받았고, 연금정책국 소속 다른 과 직원들은 문을 굳게 닫고 숨 죽인 채 업무를 이어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6-12-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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