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낯선 소린데?…‘대뇌피질’은 안다

어? 낯선 소린데?…‘대뇌피질’은 안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5-02-12 17:19
수정 2025-02-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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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새 정보 식별 원리 규명

소리 들을 때 신경 활동에 잔영 남겨
입력된 자극과 비교해 강하게 반응

외부서 동시다발적 감각 신호 올 때
우선순위 정해 의사결정 과정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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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산소의 15%, 포도당의 50%를 사용하는 핵심 기관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도 바로 ‘뇌’ 덕분이다.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뇌와 관련한 수수께끼는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픽사베이 제공
뇌는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산소의 15%, 포도당의 50%를 사용하는 핵심 기관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도 바로 ‘뇌’ 덕분이다.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뇌와 관련한 수수께끼는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픽사베이 제공


과학기술 발전으로 거대 우주와 극소 미립자의 비밀이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우리 양쪽 귀 사이에 존재하는 1.4㎏짜리 물체의 수수께끼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단단한 머리뼈 속에 자리잡은 말랑말랑한 순두부 같은 형태의 ‘뇌’는 우리 몸무게의 2%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몸속으로 들어오는 산소 15%와 포도당 50%를 사용하고 1000억개의 신경세포로 연결돼 있으며 여러 가지 형태로 얽혀 1000조개에 이르는 시냅스를 구성하고 있는 뇌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기관이자 작은 우주다. 뇌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수수께끼의 소우주 ‘뇌’의 비밀이 하나둘씩 풀리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생명과학과 연구팀은 대뇌피질이 외부 세계에서 받은 새로운 정보를 식별하고 부호화해 이전 정보와의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에 관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뉴런’ 2월 11일자에 실렸다.

대뇌피질은 포유류 뇌에서 가장 넓은 표면적을 가진 부분이다. 인간의 경우 지각, 사고, 기억 저장, 의사 결정 등 우리가 흔히 뇌에서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관장하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존 홉필드가 제시한 신경망 모델을 바탕으로 생쥐가 익숙한 감각 자극과 새로운 감각 자극을 어떻게 구분하고 반응하는지 실험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다양한 음높이에서 재생되는 소리를 들려주면서 대뇌피질 중 청각 피질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하나의 뉴런이 아니라 뉴런 뭉치가 어떤 소리가 재생되는지, 그리고 얼마나 새로운 소리인지에 대해 반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 각 소리 자극은 신경 활동에 잔영(에코)을 남기고 단기 기억을 형성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기억 중추에 새겨진 활동 에코는 이후 입력되는 자극과 비교해 새로운 것인지 이전 자극인지를 구분하고, 새로운 자극에 대해서는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밝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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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뇌피질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새로운 것인지를 구분하고, 소리의 잔영을 뉴런에 기록해 정보 처리에 활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연구 과정을 설명하는 삽화. 미국 컬럼비아대  제공
대뇌피질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새로운 것인지를 구분하고, 소리의 잔영을 뉴런에 기록해 정보 처리에 활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연구 과정을 설명하는 삽화.
미국 컬럼비아대 제공


그런가 하면 프린스턴대 신경과학연구소와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뇌가 눈이나 귀 등 감각기관을 통해 입력되는 정보를 어떻게 의사 결정 과정에서 활용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수학 모델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 2월 10일자에 발표됐다.

깨어 있을 때는 다양한 감각 신호가 입력돼 뇌로 전달된다. 일반적으로 뇌는 입력 신호를 인식하고 구분해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의사 결정과 같은 고등 인지능력 발휘에서 중요한 뇌 영역은 눈 바로 뒤에 있는 전전두엽 피질이다. 그렇지만 이 부분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원숭이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외부에서 처리해야 할 감각 신호가 동시다발적으로 입력되면 전전두엽 피질 세포는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의 정보를 처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나의 정보를 처리하는 동안 다른 정보를 처리하는 인접 세포는 차단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으로 인한 뇌 회로 오류를 개선하고 인공 두뇌를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2025-02-1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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