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마이 라이프’ 대타의 인생 역전

‘브라보 마이 라이프’ 대타의 인생 역전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19-07-01 22:28
업데이트 2019-07-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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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서 9차례 컷 탈락한 래슐리, 후보로 대기 중 기권자 대신 나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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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래슐리 AFP 연합뉴스
네이트 래슐리
AFP 연합뉴스
출전 명단에 들지 못한 ‘대기’ 선수가 극적으로 출전 기회를 잡고 단번에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때 생계 유지를 위해 부동산 중개업까지 했던 네이트 래슐리(37·미국)가 쓴 반전 스토리다.

래슐리는 1일(한국시간)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7334야드)에서 열린 로켓 모기지 클래식(총상금 73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와 버디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는 25언더파 263타. 2위 닥 레드맨(미국·19언더파 269타)을 6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린 우승이었다.

세계 랭킹 353위 래슐리의 우승 뒤에는 기구한 인생 사연이 있다. 8세에 골프채를 잡은 그는 고교 시절 농구 선수였다. 애리조나 대학 3학년이던 2004년 자신의 골프 경기를 보고 돌아가던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비행기 사고로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듬해 프로로 데뷔했지만 지역 투어를 전전하느라 살림은 펴지 못했다. 2015년 전까지 부동산 중개업을 하며 골프에 대한 열망을 삭혔다.

2016년 PGA 3부 격인 라틴아메리카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래슐리는 이듬해 2부(콘페리·당시 웹닷컴) 투어에서 1승을 보탰고 마침내 지난 시즌 PGA 투어에 합류했다. 하지만 17개 대회에서 9차례나 컷탈락하는 좌절을 겪었다.

이번 대회에도 그는 출전 자격조차 갖지 못했다. 그나마 ‘대기 1순위’ 출전 후보로 오른 게 마지막 희망이었다. 개막 이틀 전 데이비드 버가니오(50·미국)가 기권한 덕에 출전 기회를 잡은 그는 대회가 시작되자 선두에 올라선 후 기어이 ‘막차’까지의 우승신화를 일궈냈다.

래슐리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메디컬 익스텐션’을 제출한 뒤 올 시즌 조건부 시드로 뛰고 있었지만 이날 우승으로 2년간 투어 출전권과 메이저대회 출전 기회까지 얻게 됐다. 대기 선수가 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래슐리가 역대 4번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9-07-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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