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간 히틀러 자서전 ‘나의 투쟁’ 학교 수업 찬반 논란

재출간 히틀러 자서전 ‘나의 투쟁’ 학교 수업 찬반 논란

입력 2015-12-21 09:22
수정 2015-12-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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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 일부를 경계 차원에서 학교 수업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고 독일교사협회가 촉구하고 나섰다.

요제프 크라우스 독일교사협회 대표는 3천500개 주석이 첨부돼 2천쪽 분량으로 내년 초 발간되는 ‘나의 투쟁, 비판본’을 발췌해 16세이상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고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라우스 대표는 “이 비판본 내용 가운데 일부를 잘 골라내 수업하는 것은 젊은이들이 정치적 극단주의에 기우는 것을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연방 문화부에 이 판본 교육에 관한 틀을 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학교 수업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지적하고, 이에 관한 교육을 금지하면 “젊은층이 온라인 텍스트를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라우스 대표의 이 제안에 사회민주당의 에른스트 디터 로스만 교육정책 담당 연방의원은 극우가 발호하는 이 시기에 인간의 가치와 민주주의 원칙을 가르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찬성했지만, 독일유대인공동체의 샤를로테 크노블로흐 대표는 반(反)유대 책자를 교재로 사용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반대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온라인 유통기업과 서점들은 이 책자 판매에 따른 논란을 사전에 막기 위해 수익금 처리와 판매 방식에 신중한 태도를 잇따라 취하고 나섰다.

아마존은 뮌헨에 있는 현대사연구소(IfZ)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재발간하는 이 책자의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자선에 쓰겠다고 dpa 통신에 밝혔다.

독일 내 200여 곳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탈리아는 매대에 책을 진열하지 않되 고객들로부터 별도로 주문을 받을 것이라고 했고, 경쟁사인 후겐두벨 역시 설혹 판매 목록에 없는 책자라도 고객들은 주문을 통해 모든 서적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원칙이라고 확인했다.

반유대인 감정에 얽힌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과 나치당 패권 야욕을 담은 ‘나의 투쟁’은 히틀러의 나치 집권 시절 1천200만 부 넘게 배포됐다.

책은 히틀러가 ‘뮌헨 반란’에 실패하고 나서 투옥됐을 때 저술하고 1925년 처음 출간됐지만, 2차 대전 종료와 나치 패망 이후인 1946년 저작권이 바이에른주정부로 넘어갔고 올해 말 70년 저작권 시한이 끝나 내년 초 재출간이 가능해 졌다.

독일 당국은 그러나 지난해 ‘나의 투쟁’을 비롯해 히틀러의 저술에 대한 ‘무비판적인 출간’을 전면 불허한다고 확인함으로써 이번처럼 주석 첨부 등 연구, 비판본 형식이 아닌 서적은 출판이 금지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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