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책상위 흩어 놓거나 폭행
대구의 한 고교에서 급우 수명이 한 친구를 5개월여에 걸쳐 집단으로 괴롭혔으나 학교 측에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9일 A(50)씨에 따르면 대구 북구의 한 고교 2년에 재학하고 있는 자신의 아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의 매일 집단 괴롭힘 또는 구타를 당해왔다.
1학년 때 시작된 그의 아들에 대한 괴롭힘은 교실 책상위에 쓰레기를 흩어놓는 것을 비롯해 죽은 쥐를 책상에 던지는가 하면 심할 때는 집단 폭행으로 이어졌다는 것.
2학년에 올라오면서부터는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일부가 주축이 돼 안경을 숨겨 수업을 방해하거나 휴대전화를 빼앗는 괴롭힘을 계속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전체 30여명의 급우들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괴롭힘에 동참했고,한 학생은 집단 폭행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교사들이 보이지 않을 때 괴롭힘이 집중돼 A씨의 아들은 수업만 끝나면 담임교사에게 거짓말까지하고 야간자율학습 등을 하지 않고 귀가하기도 했다며 자신을 괴롭힌 학생들의 실명까지 학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밝혔다.
이 때문에 A씨의 아들은 온몸에 피멍이 들어 치료를 받은 것은 물론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 ‘살인충동’까지 느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다고 A씨는 덧붙였다.
또 이런 일을 당한 A씨의 아들은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담임교사 등에게 알렸으나 담임교사는 폭력의 실태를 제대로 학부모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사실을 숨기기에만 급급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집단 폭행을 당하고 1주일이 지나고나서도 병원에서 전치 2주 이상의 진단이 나왔다”며 “처음에는 사춘기 학생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넘어가려고 했는데 놀이과정에서 생긴 단순 불상사로만 보는 학교측의 성의없는 대응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불거지자 교사들이 집으로 찾아와 아들의 전학을 언급하기도 했으며,‘사건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고 하면서 사건을 무마하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집단괴롭힘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교육청과 경찰 등에 진정을 해서라도 사건의 진실을 밝힐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괴롭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시교육청에 보고를 한 뒤 가해학생들에게 서면사과문을 쓰도록 하고,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가해학생 6명을 우선 다른 반으로 이동시켰다”며 “경찰 등에서 진상 조사가 끝나면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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