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 아열대성 기후?…‘강해진 집중호우’

스콜? 아열대성 기후?…‘강해진 집중호우’

입력 2011-07-28 00:00
업데이트 2011-07-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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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하순부터 시작된 장마가 7월 중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자 한반도를 둘러싼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를 놓고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한국형 스콜이 등장했다는 표현도 나오고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이어진 장마와 집중호우는 아열대성 기후나 스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최근 지구 기온 상승에 따라 식물과 동물 생태계 이상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아열대화’라는 용어가 국내에서 등장했다.

아열대 기후의 분류 기준은 기상학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쾨펜은 1년 중 4∼11개월이 월평균 기온 20도 이상일 때, 스트랄러는 1월 평균기온이 5도 이상일 때 아열대 기후라고 정의했다.

크루츠버그는 월평균 기온이 6도 이하인 달이 없고 20도 이상인 달이 적어도 2개월 이상일 때, 트레와다는 최한월 평균기온이 18도 이하이면서 월평균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12개월일 때를 아열대기후라고 설명했다.

트레와다의 정의에 의한 아열대 기후구가 식생경관이나 해양생태계 현황과 비교할 때 현실에 가장 부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30년(1971∼2000년) 관측 평년값에 근거한 아열대 기후구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내륙 및 도서지방만 해당한다.

즉 최근 중부지방에 쏟아진 기록적 강수는 아열대 기후와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구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오는 21세기 말인 2071∼2100년에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포함해 충청북도 지역까지 아열대 기후지역이 확장될 것으로 예측됐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서울과 수원 등이, 동쪽으로는 속초와 강릉 등도 아열대 기후지역에 포함되지만 내륙으로는 추풍령과 영주 윗쪽 지방은 21세기 말에도 아열대기후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집중호우와 관련해 지난 27일 오전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쏟아지는 것을 비롯해 시간당 30∼50mm의 강한 비가 일정시간을 두고 반복되자 우리나라에서도 동남아에서 볼 수 있는 스콜성 강수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그러나 스콜과 우리나라의 집중호우는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차이는 스콜은 스스로 발생하는 ‘자생형’이지만 우리나라의 장마나 이번 집중호우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기의 영향에 따른 ‘간접형’이라는 점이다.

스콜은 지표면이 강한 햇볕에 달아오르면서 상승한 따뜻한 공기가 비구름대를 만들어 짧은 시간에 갑작스럽게 많은 비를 뿌리는 양상을 보인다.

비로 인해 지표면의 온도가 낮아지면 비가 오지 않다가 또다시 햇볕에 내리쬐면 지표면이 달아오르면서 비를 뿌리는 일을 반복한다.

즉 열대지방의 높은 온도로 인해 스스로 비구름을 만들어 비를 뿌리고 식히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우리나라의 집중호우는 남서풍을 타고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다가 우리나라 상공에서 대기중ㆍ하층의 건조한 공기와 만나면서 비를 뿌렸다.

즉 스스로 비를 만들어 뿌리는 스콜과 달리 외부에서 유입된 수증기에 따라 강한 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여름철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소나기와 비교하면 열대지방의 스콜은 일정한 낮 시간대 한 두 시간 가량 강한 바람과 함께 세차게 내리지만 소나기는 때를 가리지 않고 오는데다 스콜에 비해 비의 강도와 규모가 약한 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이후에 많은 비가 오면서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거나 스콜성 비가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기상학적으로는 근거가 약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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