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여주보 ‘훈민정음 언해본’ 오기 논란

남한강 여주보 ‘훈민정음 언해본’ 오기 논란

입력 2011-10-17 00:00
수정 2011-10-1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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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개방한 남한강 여주보 구조물에 새겨진 ‘훈민정음 언해본’의 글자체 일부가 오기(誤記)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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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여주보 구조물에 새겨진 ‘훈민정음 언해본’의 글자체 일부가 오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맨 오른쪽의 ‘솅종엉??’ 가운데 ‘엉’의 초성은 꼭지가 있는 동그라미(ㆁ)인데 꼭지 없는 동그라미(o)로, ‘??’의 종성은 꼭지가 없는 동그라미(o)이나 꼭지가 있는 동그라미(ㆁ)로 새겨져 있다. 오른쪽은 확대한 사진. 연합뉴스
남한강 여주보 구조물에 새겨진 ‘훈민정음 언해본’의 글자체 일부가 오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맨 오른쪽의 ‘솅종엉??’ 가운데 ‘엉’의 초성은 꼭지가 있는 동그라미(ㆁ)인데 꼭지 없는 동그라미(o)로, ‘??’의 종성은 꼭지가 없는 동그라미(o)이나 꼭지가 있는 동그라미(ㆁ)로 새겨져 있다. 오른쪽은 확대한 사진.
연합뉴스
훈민정음 연구가인 대종언어연구소 박대종(47) 소장은 “연합뉴스가 지난 12일 보도한 여주보 사진을 보니 보 구조물에 새긴 훈민정음 언해본의 문구 일부가 잘못 표기됐다”고 17일 밝혔다.

여주보의 훈민정음 언해본은 1459년(세조 5년) 간행한 훈민정음 언해본에서 한자와 주석 부분을 빼고 글자체를 월인천강지곡(1449년)과 비슷한 체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맨 오른쪽의 ‘솅종엉?’(世宗御制) 가운데 ‘엉’의 초성은 꼭지가 있는 동그라미(ㆁ)인데 꼭지 없는 동그라미(o)로, ‘?’의 종성은 꼭지가 없는 동그라미(o)이나 꼭지가 있는 동그라미(ㆁ)로 새겨져 있다.

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 표기법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박 소장은 “훈민정음 창제 당시 꼭지가 없는 동그라미(o)는 목구멍소리였고, 꼭지가 있는 동그라미(ㆁ)는 어금닛소리였다”며 “둘은 모양도 다르고 소속도 다르며 음가(소릿값)도 다른, 별개의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목구멍소리 동그라미(o)는 받침에 쓰일 때 소리가 나지 않는 묵음(默音)이다.

여주보에는 훈민정음 언해본 글자체라는 정보와 읽은 법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없다.

박 소장은 “여주보를 찾아온 사람들이 훈민정음 언해본을 보고 ‘솅종엉??’이라고 읽으면서 당황해 할 것”이라며 “산삼이 곁에 있어도 구별하지 못하면 그저 하나의 풀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대왕의 높은 뜻과 한글의 근원인 훈민정음을 기리려고 설치한 것인데 후손이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별 의미 없는 단순 조형물에 지나지 않다”고 했다.

여주보는 직선거리 2㎞ 떨어진 곳에 세종대왕릉이 있어 훈민정음 언해본 이외에도 자격루(물시계)와 앙부일구(해시계) 조형물이 있다.

시공사 한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문화재청장이 방문했을 때 훈민정음 언해본을 보고 감수해주겠다고 해 조만간 감수 의뢰할 계획”이라며 “잘못된 점이 확인되면 12월 준공 전 수정·보관하겠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여주보는 지난 15일 일반에 개방됐으며 오는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훈민정음 언해본은 남한강 자전거길 종주노선이 지나는 공도교 옆 소수력발전소 유지관리통로 구조물에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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