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현대차…‘작업지시서’ 붙은 차량만 덩그러니

멈춰 선 현대차…‘작업지시서’ 붙은 차량만 덩그러니

입력 2016-07-19 15:03
수정 2016-07-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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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2시간 파업하고 퇴근…“노조집행부 결정에 따를 뿐”

19일 오후 1시 30분.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시간당 최대 차량 50대를 만들어 내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섰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노조가 이날 1조(오전 출근조)와 2조(오후 출근조) 2시간씩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작업 조끼를 벗고 공장을 빠져나갈 준비를 마친 1조 근로자들은 별다른 표정 없이 공장을 나섰다.

오전 6시 45분 출근해 오후 3시 30분 퇴근이지만, 이날은 파업에 돌입하면서 일찍 일터를 떠났다.

볼트 죄는 소리, 기계 장치가 움직이는 소리가 사라진 생산라인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차량이 부품을 드러낸 채 1m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들어 올려져 고정된 차량 보닛 위에는 차량 사양(옵션)이 인쇄된 작업지시서만 붙어 있고, 라인 옆으론 철재 상자형 적재함에 조립을 기다리는 펌퍼 등 부품이 쌓인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근로자들의 땀을 식히던 선풍기도 멈췄고, 공장 안을 비추던 조명마저 꺼졌다.

조용한 공장 안과 달리 현대차 정문과 명촌정문은 서둘러 퇴근하는 근로자들로 넘쳤다.

근로자들은 곳곳에 걸린 ‘16(2016년) 투쟁승리하자’, ‘정년연장! 통상임금 쟁취!’, ‘임금동결 헛소리 총파업으로 박살내자’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사이로 빠져나갔다.

공장을 빠져나온 차량, 오토바이, 자전거가 걸어서 퇴근하는 근로자들과 함께 거리를 꽉 매웠다.

근로자들은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대부분 무표정한 얼굴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현대차 생산라인에서 22년째 근무 중인 한 근로자(45)는 “일찍 퇴근하지만 별다른 계획은 없다”며 “이번 파업을 두고 동료들끼리 특별히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는 분위기다. 일단 노조 집행부가 결정했으니 따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총 4시간 파업으로 차량 1천700여 대(390여 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22일까지 나흘 연속 파업을 벌인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피크제 확대와 정년연장, 임금 인상 등에서 견해차를 보여 올해 임금협상 교섭이 현재 결렬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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