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이겨낸 혼신의 연기 은반 채우다

슬픔 이겨낸 혼신의 연기 은반 채우다

입력 2017-07-31 02:18
수정 2017-07-31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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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빈, 평창올림픽 1차 선발전 女싱글 우승

‘포스트 김연아’ 최다빈(17·수리고)은 올해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올랐다. 일주일 뒤 일본 삿포로에선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0위를 차지해 한국 여자 피겨 싱글에 평창대회 출전권 두 장을 선사했다.
여고생 최다빈이 3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겸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여고생 최다빈이 3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겸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시련도 따랐다. 대장암 진단을 받고도 딸 뒷바라지를 멈추지 않던 어머니가 지난달 말 세상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피겨 선수에게 목숨과도 같은 스케이트 부츠에 문제가 생겼다. 낡아서 바꿨는데 발에 맞지 않았다. 결국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한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를 앞두고도 1~2주만 훈련에 임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최다빈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첫날인 29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선 영화 옌틀(1983)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를 골랐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니나 시몬(1933~2003)이 별세한 아버지를 그리며 만든 음악이다. 최다빈은 기술점수(TES) 34.80점, 예술점수(PCS) 28.24점을 받아 총점 63.04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30일 프리스케이팅에서 118.75점을 기록하며 쇼트프로그램을 더한 총점 181.79점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2위 김하늘(15·평촌중·169.15점)에 12.64점 차로 크게 앞섰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빙판에 모습을 드러낸 최다빈은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1961)의 OST에 맞춰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 레이백·플라잉 카멜 스핀에 이어 점프 4개도 안정적으로 뛰었다.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수행하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대체로 깔끔한 연기를 펼치며 박수를 받았다. 최다빈은 전날에 이어 또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았다. 그는 “힘든 일을 빨리 극복할 순 없고 조금씩 이겨 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단국대 이준형이 30일 같은 무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겸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남자 싱글 프리에서 강렬한 표정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단국대 이준형이 30일 같은 무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겸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남자 싱글 프리에서 강렬한 표정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싱글에선 이준형(21·단국대)이 총점 228.72점으로 예상을 깨고 김진서(21·한국체대·223.49점)·차준환(16·휘문고·206.92점)을 따돌리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평창올림픽 피겨 대표선수는 1~3차 선발전 합산 점수 순위로 선발한다. 2·3차전은 각각 오는 12월과 내년 1월 개최된다. 남자 싱글의 경우 이날 우승한 이준형이 올림픽 마지막 예선 대회인 오는 9월 독일 네벨혼 트로피 6위 안에 들어야 출전권 1장을 확보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07-3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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