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 “아직도 연예인이라 생각 안 해”

노홍철 “아직도 연예인이라 생각 안 해”

입력 2011-06-16 00:00
수정 2011-06-1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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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세레나데 대작전’ MC

“낯떤(선) 환경을 좋아하고 낯떤(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요.”

첫 마디부터 혀짧은 ‘ㅅ’ 발음을 들으니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이 사람이 노홍철이 맞구나 싶었다.

’무한도전’에서 일명 ‘번데기(θ) 발음’으로 부정확한 발음마저 웃음으로 승화시킨 그는 카메라 밖에서도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노긍정’이란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지난 13일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만난 노홍철은 새로 MC를 맡은 엠넷 ‘세레나데 대작전’ 녹음에 한창이었다.

’세레나데 대작전’은 일반인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심을 전하고 싶은 단 한 사람’을 위한 공연 무대를 마련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윤상이 MC 겸 음악 코치를 맡았고 노홍철은 출연자를 돕는 ‘작전남’으로 활약한다.

”아직도 집에 형님의 (음반) 테이프가 있다”며 윤상의 골수 팬임을 드러낸 노홍철은 “형님 덕분에 부담이 요만큼도 없다”며 활짝 웃었다.

”제가 TV에 나오면 진행이나 정리는 잘 못하고 흥분만 해서 그걸 눌러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윤상 형님은 침착하게 주위를 안정시키고 편안하고 기분 좋게 끌어주는 기운이 있어요. 전체적인 진행은 형님이 잡아주시고 저는 늘 하던 거만 하면 돼요.”

일반인 프로그램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재미는 의외성이다.

”있는 그대로 날 것의 재미를 좋아해요. ‘노긍정’ 캐릭터도 포장을 긍정으로 한 거지 사실 계속 사람들을 괴롭히다가 진심을 건드리는 거거든요. 일반인 프로는 가는 과정이 힘들 수 있지만 그런 진심을 만날 수 있는 가까운 길이더라고요.”

사실 그는 ‘세레나데 대작전’처럼 일반인들과 하는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한다.

그의 방송 데뷔도 2004년 일반인 대상의 엠넷 프로그램 ‘닥터 노 킨 길거리’를 통해서다. 그는 당시 달라붙는 슈퍼맨 복장으로 길거리를 활보하며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어릴 적부터 성격이 외향적이라 낯선 사람을 만나도 낯가리지 않고 다가가는 게 내가 잘 할 수 있는 유일한 거였다”고 돌아봤다.

스스로 연예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도 작용했다.

그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들으면 당황해하긴 한다. 하는 꼴은 너무 연예인스럽다며. 그렇지만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처럼 아직도 내가 연예인이라고 생각 안 한다”며 웃었다.

”정말 시간이 빨리 가더라고요. 그저께 막 (방송에) 나와서 논 거 같은데 7~8년이 훅 갔어요. 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처음 시작할 때는 회당 4만원 정도 받았는데 지금은 굉장히 천문학적으로 많이 올랐어요. 저만 그렇게 됐으면 좀 그랬을 텐데 엠넷도 커지고 같이 일했던 형들도 프로그램의 중심이 됐어요.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고 감사해요.”

데뷔 8년차 방송인이지만 그는 시청률에 예민하지 않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재미에요. 제가 이 방송을 했을 때 인생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도 따져요. ‘위기탈출 넘버원’은 제가 오래 살고 싶어서 한 거고 ‘영웅호걸’은 다양한 친구가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 했어요. 아직 사랑에 미숙한데 ‘세레나데 대작전’을 통해서는 사랑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어요.”

한동안 방송 활동을 줄였던 그는 최근 케이블을 중심으로 활동폭을 다시 넓히고 있다.

’세레나데 대작전’ 외에 그는 최근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와 ‘부자의 탄생’의 진행을 맡았다. 바쁜 스케줄 탓에 잠잘 시간도 모자라지만 그는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에 괜찮다며 웃었다.

”절대 과하게 일을 안 해요. 일을 시작할 때 스스로 흥미를 느끼느냐, 아니냐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데 ‘코갓탤’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창업을 좋아해서 ‘부자의 탄생’을 한 거고요. 이 프로도 스케줄이 포화상태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일반인과 하는 포맷이 너무 좋은 데다 윤상 형님이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너무 하고 싶어서 무작정 한 거에요.”

공교롭게 ‘코갓탤’과 ‘부자의 탄생’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노홍철은 “오디션 프로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처음 나왔을 때 열이면 아홉이 미친 애가 나왔다 그랬잖나. 이제는 제작진의 수용폭이 넓어진 거 같다”며 “오디션 프로를 통해 그게 더 넓어지고 깊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제가 공채 시험을 봤다면 방송일을 못했을 거에요. 딱 하나의 기준으로 사람을 뽑는 거는 좀 그런데 오디션 프로는 재능 있는 분들에게 많은 문을 열어주잖아요. 개인적으로 아주 다양한 장르로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해요.”

노홍철을 얘기하려면 ‘무한도전’을 빼놓을 수 없다. ‘무한도전’ 원년 멤버인 그는 미션 수행을 위해 따로 개인 레슨까지 받을 정도로 프로그램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제가 원래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는데 ‘무도’에서 다른 분들한테 피해 안 줄 정도로 하려면 10배 정도 노력해야 해요. 제가 혼자 연습하던가 개인레슨을 받으면 같이 하는 분들보다 크게 못하진 않아요. 재미를 느끼면 안 할 수가 없어요. 요즘에는 조정을 신나게 하고 있어요.”

지난 9일 진행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그는 가수 싸이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스스로 무대에서 어땠는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신나는 공연을 펼쳤다고 했다.

”정말 신났어요. 이번에 보면 오랜만에 혼 나간 미친 표정이 나올 겁니다. 내려와서 알았어요. 저도 알 수 없는 혼빠진 표정이 나왔다는 걸.(웃음)”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를 보며 궁금해졌다. 저 멈추지 않는 긍정의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우울해질 일이 있으면 좋은 걸 2배로 보려고 해요. 저한테는 이게 쉬워요. 안 좋은 거에 빠지는 세포가 없는 건지, 더 좋은 걸 보면 안 좋은 게 너무 쉽게 아무것도 아닌 게 되더라고요. 그게 너무 신기해요. 저희 형도 긍정적이에요. 우리 집안이 그런 건가. 물론 노력도 해요. 할 얘기 있으면 다 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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