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비상> 용수수급 상황실 운영하며 긴급 대책 시행

<가뭄 비상> 용수수급 상황실 운영하며 긴급 대책 시행

입력 2015-06-16 07:27
수정 2015-06-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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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용수공급 경계단계 이르는 시점 7월 초중순께 될 것”정부-지자체-농어촌공사 총력 대응체제 유지

가뭄에 타들어 가는 것은 땅만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등 가뭄과 관련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목도 바싹 말라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 기준 전국 누적강수량은 278.5㎜로 평년(332.1㎜) 대비 80% 수준이다. 특히 서울, 경기, 강원 등 중부지역은 누적강수량(143.4㎜)이 평년(278.5㎜)의 51%에 그쳤다.

앞으로 날씨는 ‘안타깝게도’ 맑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장마가 평년보다 늦은 7월 초순께나 시작한다고 예보했다.

이처럼 중부지역에 비 소식이 없자 한강수계의 다목적댐을 운영하는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연일 분주하다.

소양강·충주·횡성댐 등 한강수계 다목적댐들은 국토부의 ‘선제적 용수비축방안’에 따라 지난 3월 들어 하천유지용수 공급을 감축해 현재까지 약 1억3천500만t의 물을 확보했다.

수도권 주민 약 2천만명이 쓰고 마시는 물의 상당 부분을 소양강·충주댐 등이 담당하고 있다. 하천유지 용수를 줄이면 유량이 감소해 녹조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11일 치 공급량에 해당하는 물을 더 비축하려는 조처였다.

국토부는 수자원정책국장을 실장으로 하는 용수수급상황실을 운영하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날이 워낙 가물어 까닥하면 하천유지용수에 더해 농업용수까지 감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댐의 용수공급조정기준은 정상공급 환원,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5단계로 나뉜다. 현재 주의 단계에 있지만 경계 단계에 이르면 상황에 따라 농업용수 공급을 전부 줄일 수도 있다. 농업용수 공급이 중단되면 가뭄으로 늦은 모내기를 준비하는 농가에 치명적이다.

15일 기준으로 소양강댐 저수량은 약 7억5천610만t으로 경계 단계인 7억2천190만t과 약 3천420만t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생활·공업용수 공급도 감축하는 심각 단계(7억1천590만t)까지는 4천20만t가량 남았다.

충주댐은 6억3천470만t의 물이 저장돼 있어 경계 단계(6억1천350만t)까지 불과 2천120만t, 심각 단계(5억7천650만t)까지 5천820만t밖에 여유가 없다.

소양강댐과 충주댐 수위는 해발 152.5m와 115.1m로 정상적인 용수공급을 할 수 있는 ‘하한선’인 저수위와 각각 2m와 5.1m 차이다. 소양강댐 수위는 하루 약 15∼18㎝, 충주댐은 3∼5㎝씩 낮아지고 있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지난 11일 ‘비상 댐 연계운영’을 시작했다. 화천·의암·춘천댐 등 한강수계의 발전댐들이 발전을 위해 내보내는 물을 하류 용수공급에 활용해 다목적댐의 용수공급 부담을 더는 것이다.

비상연계운영 전까지 소양강·충주댐은 초당 132t, 하루 1천140만4천800t의 물을 방류했다. 이를 초당 82t, 하루 708만4천800t으로 감량하고 줄어든 부분은 발전댐에서 내보내는 물로 채우고 있다.

비상연계운영으로 다목적댐에 용수가 추가 비축되면 용수공급기준이 경계 단계에 이르는 시점이 최대 21일가량 늦어져 7월 초·중순께가 될 것이라고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댐 연계운영 외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을 받아 병물과 급수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0일까지 경기도 이천시와 강원도 인제군·화천군·양구군·태백시 등 15개 시·군에 병물 14만5천200병을 제공했다.

경기도 광주·파주·양주시와 강원도 화천·양구·인제군 등 6개 시·군에는 같은 기간 265차례에 걸쳐 급수차를 보내 물 3천735t을 공급했다.

경북 청송군과 충남 보령시에서는 광역상수도 비상 밸브를 열어 이달 10일 하루 5천500t과 500t의 농업용수를 각각 공급하는 등 지난달 26일부터 총 8만8천500t의 용수를 농사에 사용하게 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가뭄대책상황실을 가뭄·수급대책상황실로 확대하고 상황실장도 국장에서 차관으로 격상했다.

가뭄 장기화에 대비한 조치로 가뭄·수급대책상황실은 긴급 용수대책뿐 아니라 농산물 수급 안정, 병충해 방제, 재해지원 등을 맡는다.

농식품부는 아울러 가뭄 발생 지역에 하천 굴착, 들녘 작은 샘 개발, 다단양수 등 비상급수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앞서 농식품부는 인천시와 경기도, 강원도에 가뭄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고 각 지자체와 농어촌공사와 함께 총력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강수량이 평년의 50% 이하인 인천 강화군, 경기 파주시, 강원 영동·영서, 경북 울진 등 20개 시·군은 집중 관리하고 있다.

다만 일부의 우려와 달리 가뭄이 수력발전에 영향을 줘 전체 전력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양수발전을 제외한 일반 수력발전 설비 용량은 158만kW로 전체 발전설비 용량 9천568만kW의 1.6% 수준이다.

1∼5월 일반 수력발전소의 발전량은 지난해의 92.5%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가뭄으로 저수지 수량이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력발전은 상수원의 용수 공급이 이뤄지는 낮에 서너 시간만 가동되기 때문에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생산량도 많은 변동이 없다.

김우선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수력은 전체 발전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낮고 화력이나 원자력 등 다른 발전설비의 예비력도 충분해 저수지 수량 변화가 전력공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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